신진서, AI 카타고 잡고 역전승… ‘신안 섬소년’ 이세돌 이어 ‘인간의 희망’ 쐈다
신안 출신 이세돌 신화 계승… AI 벽 넘어
1패 뒤 2연승 역전… 상금 2억5천만원 품어

2016년 '전남 신안이 낳은 천재' 이세돌 9단이 인공지능(AI) 알파고를 상대로 올린 '인류의 유일한 1승'의 감동이 10년만에 다시 한번 재현됐다. 한국 바둑 1인자 신진서 9단이 최첨단 바둑 AI를 상대로 극적인 역전 드라마를 써 내려가며 '인간의 한계'를 다시금 넓혔다.
21일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신진서 9단은 서울 중구 한국경제TV 스튜디오에서 열린 '쎈수학·한경 기신전(棋神戰)' 최종 3국에서 현존 최고 사양의 바둑 AI '카타고(KataGo)'를 상대로 221수 만에 11집 반승을 거뒀다.
이로써 신진서는 1국 패배 후 2·3국을 연속으로 낚아채며 최종 스코어 2승 1패로 짜릿한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승리는 과거 알파고를 상대로 신의 한 수를 던졌던 신안 출신 이세돌 9단의 뒤를 이어, 고도화된 AI 시대에도 인간의 두뇌와 독창적 연산이 여전히 빛날 수 있음을 보여준 또 하나의 쾌거로 평가받는다.
두 점을 먼저 깔고 시작한 신진서는 예상 승률 99%의 유리한 고지에서 최종전에 임했다. 신진서는 대국 전 구상했던 대로 복잡한 대형 전투를 피하고 철저히 집으로 승부하는 '집바둑' 전략을 펼쳤다.
중반 들어 80수로 백돌을 공격하며 상변에서 중앙까지 거대한 흑진을 구축한 신진서는 우위를 확실히 다졌다. 1·2국과 달리 3국에서는 승률 99%를 끝까지 지켜내며 3시간 20여 분의 혈투 끝에 깔끔한 완승을 거두었다.
대회 전 대다수 전문가들은 2점 접바둑이라 할지라도 괄목상대하게 진화한 최첨단 AI를 상대로 신진서가 1승을 거두기도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신진서는 치밀한 전략과 흔들리지 않는 수읽기로 판을 지배하며 보란 듯이 AI를 넘어섰다.
2승 1패로 승리한 신진서는 대국료를 포함해 상금 2억 5천만 원과 승리 부상으로 제네시스 G90 차량을 받게 됐다.
/김명식 기자 msk@namd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