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캐나다산 제품에 50% 추가관세…‘보복 대응’ 앞세워 통상 압박

이규화 2026. 7. 21.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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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0년 관세법 첫 적용…200억달러 규모 제품 겨냥
USMCA 무관세 품목도 포함…에너지·핵심광물 제외
“미국산 차별에 대한 대응”…캐나다 내 책임론 제기
협정 재협상 앞두고 협상력 높이기 위한 포석 해석도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 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캐나다산 제품 상당수에 5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초강경 조치를 내놓으며 북미 통상 갈등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캐나다가 미국의 관세 정책에 맞대응한 데 대한 책임을 묻겠다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 재협상을 앞두고 협상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백악관은 20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캐나다의 미국산 제품 차별을 이유로 일부 캐나다산 제품에 5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내용의 포고령 3건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새 관세는 30일의 유예기간을 거쳐 발효될 예정이다.

이번 조치는 1930년 제정된 미국 관세법 338조를 근거로 한다. 이 조항은 미국과의 교역에서 차별적 대우를 하는 국가를 대상으로 대통령이 최대 5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실제 발동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관세 대상에는 와인과 하키채, 시멘트 등이 포함된다. 그동안 USMCA에 따라 무관세 혜택을 받아온 품목도 적용 대상이지만,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이미 별도 관세가 부과되고 있는 에너지, 수산물, 핵심 광물 등은 제외된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이번 조치가 약 200억달러(약 29조5000억원) 규모의 캐나다산 수입품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추산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캐나다가 미국산 제품에 차별적인 조치를 취해 왔다고 주장했다. 행정부는 캐나다의 관세 부과와 미국산 제품 판매 제한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 4월 이후 1년간 미국산 자동차의 캐나다 수입이 전년 동기 대비 22% 감소했고, 미국산 주류 수입도 지난해 3월 이후 1년 동안 81% 줄었다고 설명했다.

백악관 관계자는 캐나다가 중국을 제외하면 미국의 관세 정책에 보복 조치를 취한 드문 국가 가운데 하나라며 그에 따른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조치가 USMCA 후속 협상을 겨냥한 협상 카드라는 해석에 무게를 싣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달 초 현행 협정의 자동 갱신을 거부하고 최장 10년 동안 매년 재검토하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미국에 유리한 협상 결과를 이끌어내기 위해 선제적으로 압박 수위를 높였다는 분석이다.

관세를 즉시 시행하지 않고 30일의 유예기간을 둔 점 역시 협상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에도 고율 관세를 예고한 뒤 이를 협상 지렛대로 활용한 사례가 여러 차례 있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동부를 뒤덮은 캐나다발 산불 연기를 문제 삼으며 추가 관세 가능성을 언급했지만, 행정부는 이번 조치가 산불과는 무관한 통상 문제에 대한 대응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번 조치로 오랜 경제·안보 동맹인 미국과 캐나다의 관계는 다시 긴장 국면에 들어설 전망이다. 양국은 최근 통상 문제를 둘러싼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USMCA 재협상 과정에서도 한층 치열한 힘겨루기를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규화 기자 david@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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