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버리지·인버스 투자 멈춰달라”...운용사 대표의 반성
SK하이닉스 본주 하락에도 인버스 -31%
“변동성 이렇게까지 커질 것 예상 못해”

배재규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가 20일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상품과 관련해 “비난을 하겠지만 지금이라도 투자를 멈추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배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개별종목 레버리지 인버스2배 상품 성과분석’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개별종목 레버리지 ETF(상장지수펀드)를 운용하고 있는 운용사 대표로서 이런 말씀을 드려 죄송하다”며 “결론은 개별종목 레버리지와 인버스 2배ETF에는 투자하지 말라는 이야기”라고 밝혔다.
배 대표는 2002년 한국에 상장지수펀드(ETF) 도입을 주도해 ‘ETF의 아버지’로도 불린다. 한투운용은 ‘ACE 삼성전자단일종목레버리지’와 ‘ACE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 상품을 운용하는 업계 3~4위권 자산운용사다.
배 대표는 “시간이 흘러 원주가 제자리에 와도 ETF 가격은 제자리에 오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며 “특히 원주의 변동성이 지금처럼 크면 매일 손실이 늘어나는 구조”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누구도 변동성이 이렇게 커질 것이라고 예상을 못한 탓”이라고 덧붙였다.
배 대표가 글과 함께 첨부한 사진에는 SK하이닉스 원주와 이를 기초자산으로 한 레버리지 및 인버스 상품의 가격 추이가 포함됐다. 해당 자료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지난 5월 27일 224만3000원에서 지난 16일 184만2000원으로 17.9% 하락했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중 거래량과 운용자산(AUM)이 가장 큰 상품의 손실률은 47.5%에 달했다. 단순 원주 하락률의 2배를 적용한 이론상 손실률은 35.8%지만 실제 손실은 이보다 11.7%포인트 더 컸던 것이다.
SK하이닉스 단일종목 ‘곱버스(인버스 2배)’ 상품 역시 원주가 17.9% 하락한 만큼 이론적으로는 35.8%의 수익을 기록해야 했지만 실제로는 31.1% 손실을 냈다. 일반 투자자들의 기대수익률과 실제 성과 간 괴리는 66.9%포인트에 달했다. 주가 하락 방향 자체는 맞췄지만 잦은 등락 과정에서 수익이 잠식된 결과다.
이 같은 현상은 레버리지·인버스 상품이 일일 수익률을 기준으로 목표 배수를 맞추기 위해 매일 수익률을 재설정하는 구조에서 비롯된다. 기초자산이 큰 폭으로 오르내릴수록 복리 효과가 누적되면서 장기 수익률은 단순 배수와 점차 벌어진다.
이에 따라 레버리지·인버스 상품은 기초자산이 제자리로 돌아오더라도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시장 변동성이 커질수록 이른바 ‘변동성 잠식’ 효과도 확대되기 때문에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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