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 금리 8%대 눈앞…한은 긴축에 차주 이자부담 '빨간불'
금리 0.25%p 오르면 연간 이자 1조8000억원 증가…대출 규제까지 겹쳐 부담 가중

한국은행이 3년6개월 만에 기준금리 인상에 나서면서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 상승세가 본격화하고 있다.
시장금리와 은행 조달금리 상승이 맞물리면서 고정형과 변동형 주담대 금리가 일제히 오르고 있다.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이 시작된 만큼 연내 주담대 금리 상단이 연 8%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대출금리가 0.25%포인트만 올라도 주담대 차주의 연간 이자 부담은 1조8000억원 증가하는 것으로 추산돼 '영끌족'의 부담이 한층 커질 전망이다.
16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를 연 2.50%에서 연 2.7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물가와 환율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가운데 수도권 주택가격 상승과 가계대출 증가 등 금융안정 리스크를 고려한 결정이다.
기준금리 인상이 곧바로 대출금리를 같은 폭으로 끌어올리는 것은 아니지만, 추가 긴축 기대가 시장금리와 은행 조달비용에 반영되면서 대출금리 상승 압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변동형 주담대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를, 고정형은 금융채 금리를 기준으로 산정되는 만큼 기준금리 인상 기대가 모두 반영되는 구조다.
◆ 고정·변동형 모두 상승…주담대 8% 시대 우려
기준금리 인상과 함께 시중은행의 주담대 금리도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5년 고정형(혼합·주기형) 주담대 금리는 현재 연 4.77~7.49% 수준이다. 지난해 말(연 3.93~6.23%)과 비교하면 하단은 0.84%포인트, 상단은 1.26%포인트 상승했다.
고정형 주담대의 기준이 되는 금융채 5년물(무보증·AAA) 금리도 지난 15일 연 4.436%를 기록하며 직전 금통위 당시보다 0.156%포인트 올랐다.
미국·이란 전쟁 이후 물가 상승 우려와 국내 긴축 전환 전망이 시장금리를 밀어 올린 영향이다.
변동형 주담대 금리도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6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가 3.05%로 1년5개월 만에 3%를 돌파하면서 주요 은행들은 금리를 일제히 인상했다.
KB국민은행은 신규 코픽스 기준 변동형 주담대 금리를 연 4.17~5.57%로 0.15%포인트 올렸고, 우리은행도 연 4.54~5.74%로 상향 조정했다.
올해 5월 신규 가계대출의 75.4%가 변동금리 대출인 만큼 상당수 차주들이 금리 인상 영향을 직접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 금리 0.25%p 오르면 이자 1조8000억원 증가
금리 상승에 따른 차주의 이자 부담도 빠르게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이 이종욱 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주담대 금리가 0.25%포인트 오르면 차주들의 연간 이자 부담은 약 1조8000억원 증가한다.
차주 1인당 연간 이자 부담은 평균 584만3000원에서 613만9000원으로 29만6000원 늘어난다.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의 연간 이자 부담도 1조5000억원 증가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시장에서는 기준금리 인상 효과가 본격적으로 반영되면 연내 주담대 금리 상단이 8%에 진입할 가능성도 제기한다.
향후 예금금리 인상으로 은행의 조달비용이 높아질 경우 대출금리가 추가로 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상 전망이 상당 부분 선반영됐지만 추가 긴축 기대가 이어질 경우 시장금리도 더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 대출 문턱 높아진 가운데 이자 부담까지 확대
차주들의 부담은 금리 상승에 그치지 않는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 관리가 강화되면서 신규 대출 문턱도 높아지고 있다.
은행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은 올해 가계대출 증가 목표의 약 80%를 이미 소진한 상태다.
이에 주요 은행들은 주담대 최대 한도를 축소하고 모기지보험 신규 가입을 제한하는 등 대출 관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금리 상승이 장기화될 경우 취약차주의 상환 부담이 더욱 커질 것으로 우려한다.
특히 자영업자의 전체 금융권 대출 잔액은 올해 3월 말 기준 1095조5000억원에 달하며 연체액은 22조3000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연체율도 2.04%로 10년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기업 자금조달 여건 악화와 취약차주의 금리 부담 상승 등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부문별 리스크를 면밀히 점검하라"고 금융권에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