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결승이 콘서트장으로…마돈나·BTS 총출동한 첫 하프타임 쇼

“음악은 사람들을 하나로 뭉치게 만든다(Music makes the people come together).”
40여년 간 세계인의 디바로 우뚝 서 온 마돈나(68)가 월드컵 결승전 스타디움을 콘서트장으로 만들기까진 단 한 소절의 노래만으로 충분했다. 20일 오전 4시(한국 시간) 미국 뉴저지주 ‘뉴욕 뉴저지 스타디움’에서 시작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결승전에선 월드컵 역사상 처음 도입된 공식 하프 타임쇼가 열렸다. 쇼의 개막을 맡은 마돈나는 2000년 발매곡 ‘뮤직’(Music)으로 무대를 열었다. 경쾌한 일렉트로닉 팝에 ‘음악으로 전 세계인을 하나로 만든다’는 주제를 담으며 빌보드 핫100 1위를 기록한 히트곡이다. 월드컵이 지향하는 ‘전 세계의 화합과 통합’이란 가치를 이 노래로 대변한 것이다. 마돈나는 이날 브라질 축구의 전설 호나우두, 호나우지뉴가 운전하는 철골 트럭 위에서 춤을 추며 등장해 큰 환호를 받았다.

이날 하프타임 쇼는 월드컵 결승전 전반을 0-0으로 마친 팽팽한 긴장감 속에서 개최됐다. 마돈나를 비롯한 세계적인 스타들이 마치 계주처럼 무대를 순서대로 넘겨받으며 월드컵을 상징하는 연출을 선보였다. 마돈나 직후 바통을 이어받은 뉴욕 필하모닉과 베네수엘라 시몬 볼리바르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함께 연주한 선율도 ‘세븐 네이션 아미’(Seven nation army)의 기타 리프였다. 2003년 밴드 더 화이트 스트라이프스가 발매한 이 노래는 전 세계 축구팬들의 대표 비공식 응원가로 꼽힌다. 이날 오케스트라는 특히 베네수엘라 출신 세계적 지휘자 구스타보 두다멜이 지휘봉을 잡고, 미국 유명 인형극 ‘머펫 쇼’의 록 음악 캐릭터 ‘애니멀’이 드럼을 쳤다. 연주자들은 악기를 노처럼 저으며 이번 월드컵 중 화제의 장면으로 꼽힌 노르웨이 대표팀의 ‘바이킹 세레머니’를 재현하기도 했다.
모두의 이목과 함성이 집중된 순간은 단연, 오케스트라의 연주 직후 ‘방탄소년단’(BTS)이 등장한 때였다. 2022년 카타르 월드컵 개막식에 K팝 스타 최초로 올랐던 멤버 정국이 가장 먼저 홀로 등장해 이들의 대표 히트곡 ‘다이너마이트’(Dynamite)를 부르기 시작했다. 이어 다함께 등장한 멤버들은 앞서 마돈나, 오케스트라 등이 약 1분 가량을 부여 받은데 비해 두 배 이상의 무대 시간을 부여받았다. 그룹의 완전체 인원을 뜻하는 숫자 ‘7’을 축구 유니폼처럼 넣은 의상을 입고 군무를 펼치는 이들을 향해 큰 환호가 쏟아졌다.

이밖에 인기 축구 드라마 ‘테드 래소’의 주인공 배역 제이슨 수데이키스와 코치 역의 브렌던 헌트, 캐나다 출신 싱어송라이터 저스틴 비버가 연이어 무대에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제이슨과 브렌던의 코믹 연기와 함께 등장한 비버는 흥겨운 곡을 앞세운 다른 공연자들과 달리 직접 통기타를 매고 경건한 분위기의 노래 ‘에브리씽 할렐루야’를 부르며 월드컵 결승전의 무게감을 더했다. 이어 순서를 넘겨받은 샤키라는 월드컵 때마다 단골 공연자로 등장한 디바 답게 올해 월드컵 주제가 ‘다이 다이’(Dai Dai)를 래퍼 버나보이와 열창하며 공연장 열기를 끌어올렸다.

가장 마지막 순서는 이번 월드컵 하프타임 쇼의 출연진 섭외와 일부 연출을 맡은 밴드 콜드플레이의 프런트맨 크리스 마틴이 직접 작곡한 노래 ‘위 댄스’(We Dance)가 장식했다. 뉴욕 스태튼아일랜드의 초등학생들로 구성된 PS22 합창단과 함께 전 출연진이 등장해 노래를 불렀다. 이번 하프타임 쇼가 전 세계 소외 지역 어린이들의 교육과 축구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1억달러(약 1500억원)치 ‘FIFA 글로벌 시티즌 교육 기금’ 모금 중임을 강조한 연출이었다. 이 기금은 결승전 직전까지 6000만달러를 모았다. 기금 취지에 동참한다는 의미로 하프타임 쇼 출연진은 모두 출연료 없이 무대에 섰다.
다만 이번 공연은 하프타임을 이례적으로 늘리면서 일부 축구계와 팬들의 반발을 샀다. 경기 규칙상 하프타임은 15분을 넘지 않는 것이 원칙이지만, 피파는 이번 공연을 위해 이를 30분으로 늘렸다. 가수들의 순수 공연 시간은 약 11분이었지만 무대를 경기장 안에 들이고 다시 걷어 내는 데 상당한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사실상 광고 수익과 홍보를 위한 상업적 목적”이란 비판도 이어졌다. 길어진 휴식 시간이 오히려 선수들의 몸을 식게 해 부상 위험만 높였다는 것이다. 앞서 잉글랜드 대표팀에서 뛰었던 스콧 파커 감독은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 기고에서 “월드컵 결승전만으로도 감독에겐 충분히 스트레스인데, 30분으로 늘어난 하프타임은 누구도 필요로 하지 않았던 골칫거리”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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