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왔다”…소지섭이 곧 개연성이다

안진용 기자 2026. 7. 18.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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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여 만에 '시청률 20% 드라마'를 부활시킨 SBS 김부장(제작 스튜디오S·판타지오)의 가장 상징적인 대사다. 그 무게감 때문에 "제목을 '아빠 왔다'로 해도 좋았을 것"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그로 인해 폭발하는 아빠의 분노는 판타지인 '김부장'에 개연성을 부여한다. 이 세상 모든 아빠와 딸들, 그리고 그 가족들이 공감하고 공분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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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김부장’

“아빠 왔다”

2년여 만에 ‘시청률 20% 드라마’를 부활시킨 SBS 김부장(제작 스튜디오S·판타지오)의 가장 상징적인 대사다. 그 무게감 때문에 “제목을 ‘아빠 왔다’로 해도 좋았을 것”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강한 아빠의 든든한 한 마디는, 과장을 조금 보태자면 영화 ‘어벤져스:엔드 게임’에서 다시 뭉친 히어로 군단을 이끄는 캡틴 아메리카가 외친 “어벤져스, 어셈블”과 비견할 만하다. 어린 딸에게 아빠는 더없이 포근한 하늘이자 단단한 땅이기 때문이다.

그 개연성은 타이틀롤을 맡은 배우 소지섭의 몫이다. 김부장은 말수가 적다. 인간 관계를 최소화하고, 좀처럼 말을 섞지 않는다. 자신의 신분이 드러나는 것은 곧 딸이 위험에 처할 수 있다는 의미인 탓이다. 하지만 사춘기에 접어든 딸에게 만큼은 한 마디라도 더 주고 받으려고 노력하는 아빠의 모습은 짠하다.

그런 아빠의 행보는 자책으로 돌아온다. 학교 폭력 피해자인 딸을 믿으면서도 가해자 앞에 무릎을 꿇으며 딸을 창피하게 만들었다. 가해자들은 더 기고만장해졌고, 폭행당하던 딸이 납치·실종된다.

그로 인해 폭발하는 아빠의 분노는 판타지인 ‘김부장’에 개연성을 부여한다. 이 세상 모든 아빠와 딸들, 그리고 그 가족들이 공감하고 공분하게 만들었다. ‘탈(脫) TV 시대’ 임에도 불구하고 단박에 시청률 20% 천정을 뚫은 원동력이다.

소지섭의 액션은 두말할 나위 없다. 복싱으로 단련된 그의 동작은 과장이 없다. 몸 전체를 쓰지만 허투루 흘리는 몸짓이 없다. 절제된 동작은 오히려 강력한 타격감으로 발현된다. 대사는 적지만 그는 표정과 몸짓으로 수많은 대사를 던진다.

그 액션합을 짠 무술감독, 그리고 그런 액션을 커트 별로 이어붙는 방식인 아닌 풀샷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쾌감을 극대화하는 이승영 감독의 연출도 빼어나다.

SBS ‘김부장’

임무를 완수한 김부장은 전역 후 어린 딸을 안으며 “아빠 왔다”고 말했고, 특임국에 붙잡혀 간 딸과 재회하면서 다시금 “아빠 왔다”고 말했다. 같은 대사지만 그 떨림과 감성은 달랐다. 전자가 이제는 평범한 가장으로 어린 딸을 홀로 키워야 한다는 다짐과 뭉클함이라면, 후자는 딸을 위험한 상황에 처하게 만들었다는 자책감과 분노, 그리고 안도다. 딸과 재회한 후에도 총을 손에 꼭 쥔 채 사주경계를 하느라 “아빠”라고 부르는 딸의 목소리에 반응하지 못하는 김부장의 모습에서는 다양한 감정이 뒤섞인다. “소지섭이 곧 개연상”이라는 평이 나오는 이유다.

소지섭은 1990년대 자주 쓰던 표현으로, ‘청춘스타’ 출신이다. 그 당시 톱스타들의 등용문이었던 유명 청바지 브랜드 모델로 데뷔한 후 배우로서 승승장구했다. 그리고 30년이 흘렀고, 더 이상 그는 ‘청춘스타’에 머물지 않겠다고 웅변한다.

SBS ‘김부장’

중고생 딸을 둔 아빠 역할을 맡는다는 것은 쉬운 선택은 아니었을 법하다. ‘아빠’라는 이미지를 선택한다는 것은, 배우로서 포기해야 할 또 다른 이미지가 생긴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몇몇 또래 배우들은 여전히 ‘청춘스타’에 머물러 있길 바란다. 하지만 쟁쟁한 20∼30대 남자 배우들에게 그 자리를 내주고 공백기가 길어지는 모습은 안타깝다. 반면 소지섭은 자신의 나잇대의 맞는 역할을 자신 만의 방식으로 소화하며 스스로 가치를 더욱 공고히 쌓고 있다.

편성 방송사인 SBS의 자회사이자 제작사인 스튜디오S(대표 홍성창)의 안목 역시 칭찬 받아 마땅하다. SBS는 올해 ‘신이랑 법률사무소’부터 ‘멋진 신세계’, 그리고 ‘김부장’에 이르기까지 3연속 두자릿수 시청률을 거두며 지상파 드라마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다.

장르를 다변화하고, 몇몇 지식재산권(IP)은 시리즈물로 강화하며 ‘콘텐츠 춘추전국시대’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다. 10부작으로 비교적 짧게 편성된 ‘김부장’ 역시 속편 제작이 확실시되고 있다.

“시청자들이 TV 드라마를 외면하는 것이 아니라, TV드라마가 재미가 없기 때문에 시청자들이 외면했던 것”이란 평범한 진리를 스튜디오S가 입증하고, 그 편견을 깬 셈이다.

안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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