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론 아니다” “지침 없다” 보완수사권 고심하는 與지도부

신지인 기자 2026. 7. 18. 0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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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지 반대 여론에 숙의 모드로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뉴스1

더불어민주당이 ‘검찰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 강경 기조에서 조금씩 물러서는 분위기다. 검찰 보완수사로 전남광주 장윤기 사건에 대한 경찰 부실 수사가 밝혀진 뒤 “보완수사권을 유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자 일단 숙의 모드로 전환한 것이다. 하지만 차기 당권주자인 김민석 전 총리, 송영길 의원, 정청래 전 대표는 여전히 “8·17 전당대회 전 완전 폐지하자”는 입장이다. 민주당 지도부는 국민 여론과 강성 지지층 요구를 놓고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17일 본지 통화에서 당 지도부가 주도해온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를 위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에 대해 “빨리 추진하겠다는 방향은 있었지만, 전당대회 전에 반드시 처리하라는 내부 지침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민주당은 “보완수사권 폐지가 원칙”이라며 형소법 개정에 속도를 낼 방침이었지만 최근 기류가 변하고 있다.

지도부 일각에선 예외적으로 보완수사권을 허용하는 절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홍기원 의원 등 11명이 완전 폐지에 반대하며 발의한 보완수사권 일부 존치 법안 내용을 부분적으로 수용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성폭력·아동학대·강력범죄만큼은 예외적으로 보완수사권을 남기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한다.

민주당 기류가 바뀐 것은 장윤기 사건을 계기로 검찰의 보완수사 기능을 일정 부분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한국갤럽이 지난 14∼16일 진행한 조사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자 중에서도 검찰 보완수사권을 유지해야 한다는 응답이 49%로 많았고, 전면 폐지 응답은 36%에 그쳤다.

최근 한병도 지도부는 지난 2월 정청래 지도부가 당론으로 정한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 및 보완수사요구권 유지”에 대해서도 “그건 당론이 아니었다”며 입장을 바꾸기도 했다. 당 형사소송법 개정 TF(태스크포스) 소속의 한 의원은 “오는 10월 검찰청 폐지로 본질적인 개혁은 이미 완수된 것이 아니냐. 보완수사권 예외적 허용 여부 시점은 급히 결론 낼 문제는 아니다”라고 했다. 민주당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도 당 TF가 발의한 보완수사권 폐지 법안과 온건파 의원들이 발의한 일부 존치 법안을 병합 심사하기로 했다.

당내에서는 보완수사권을 제한적으로 인정하는 추가 법안 발의도 잇따를 전망이다. 박범계 의원 등은 각각 예외적 보완수사권을 허용하는 내용의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 초선 의원은 “예외적 허용에는 동의한다”며 “이미 발의된 홍기원 의원 법안에 참여를 못해서 예외 범위를 보다 명확히 한 추가 법안 발의 때는 참여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강성 지지층의 반발은 강해지고 있다. 앞서 일부 존치 법안을 발의한 11명에게 “검찰개혁 11적” “국회의원직에서 사퇴하라” “다음 번엔 뽑지 않겠다” 등의 문자 폭탄을 퍼붓고 있다. 주요 당권주자 3인인 김 전 총리, 송 의원, 정 전 대표는 여전히 “완전 폐지가 내 뜻”이라고 하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전당대회 출마자들은 투표하러 나오는 강성 당원들 표심에 맞춰 움직일 수 밖에 없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보완수사권은 국민 전체를 위한 안전장치”라며 “전당대회용으로 쉽게 내줄 수 있는 선물이 아니다”라고 했다.

민주당은 일단 공개 토론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기로 했다. 한병도 원내대표 겸 당대표 권한대행은 “국민의 권익과 피해자 보호에 직결된 법안인 만큼 법조계와 학계, 시민사회 등의 의견도 폭넓게 수렴하며 치열한 토론과 숙의를 이어가도록 하겠다”고 했다. 민주당은 오는 21일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를 찬성하는 교수 3명과 반대하는 교수 3명을 초청해 공개 토론회를 연다. 이 자리에서는 보완수사권의 예외적 허용 여부와 경찰의 전건송치 등 형사 사법체계 전반을 놓고 논의할 예정이다. 민주당은 이와 별도로 20~21일 의원총회를 잇달아 열어 당내 의견을 추가로 수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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