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중국이 미국 유권자 2억2000만명 정보 탈취”…근거 공개했지만 신빙성 논란

류승완 기자 2026. 7. 17.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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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밀문서 공개하며 2020년 부정선거론 재점화…NYT·CNN “공개 자료는 주장 뒷받침 못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대국민 연설을 통해 중국의 미국 유권자 정보 탈취와 2020년 대선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 주요 언론들은 공개된 자료만으로는 실제 선거 조작을 입증할 증거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이 2020년 미국 대선을 전후해 2억2000만명의 미국 유권자 정보를 불법 확보했다며 관련 기밀문서를 공개하고, 2020년 대선 부정선거 의혹을 다시 제기했다. 그러나 미국 주요 언론과 전문가들은 공개된 자료만으로는 실제 선거 결과가 조작됐다는 증거를 확인할 수 없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이 과장됐다고 반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가진 대국민 연설에서 “정부 투명성 태스크포스와 정보기관의 조사 결과를 검토한 뒤 관련 기밀문서를 공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이 역사상 최대 규모의 선거 데이터 침해를 통해 미국 유권자 파일 2억2000만건을 확보했다”며 “이름과 주소, 전화번호, 정당 성향 등 민감한 정보가 포함돼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의 선거 인프라는 중국과 러시아, 이란, 북한 등 적대국의 공격에 취약하다”며 관련 정보기관 평가서를 기밀 해제한다고 밝혔다. 또 국토안보부 조사 결과라며 비시민권자 약 27만8000명이 유권자로 등록돼 있다고 주장하고, 사진이 부착된 신분증 의무화와 우편투표 제한 등을 담은 선거제도 개편 법안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공개한 자료는 중국의 정보수집 시도와 미국 선거 시스템의 잠재적 취약성을 언급하는 수준에 머물 뿐, 2020년 대선에서 실제 투표 결과가 조작됐거나 전자투표 시스템이 해킹돼 개표 결과가 변경됐다는 직접적인 증거는 담고 있지 않은 것으로 평가됐다.

뉴욕타임스(NYT)는 실시간 팩트체크를 통해 “공개된 문서는 중국의 영향력 행사 가능성을 일부 언급하지만 이는 정보기관 내부의 소수 의견이며 신뢰도 역시 낮거나 중간 수준으로 평가됐다”고 전했다. 또 “적대국이 미국 선거 시스템을 침해할 능력이 있다는 정보기관의 평가는 오래전부터 있었지만, 실제 선거 결과를 바꿀 수 있었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CNN도 “중국이 확보한 것으로 지목된 유권자 정보 가운데 상당수는 각 주에서 공개하거나 선거캠프가 합법적으로 구매할 수 있는 자료”라며 “공개된 문건에서는 선거 결과 조작을 입증하는 내용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ABC 등 일부 방송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검증 없이 생중계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해 온라인 스트리밍으로만 연설을 전달했다.

로이터통신 역시 백악관이 공개를 검토한 정보에는 중국이 실제 투표 결과를 조작했다는 증거는 포함되지 않았으며, 일부 행정부 관계자들도 관련 자료가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20년 대선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해 왔지만, 그동안 법원의 판결과 재검표, 연방 및 주 정부의 조사에서는 선거 결과를 뒤집을 정도의 조직적인 부정행위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번 연설 역시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자신의 핵심 지지층이 공감하는 ‘선거 불신’ 의제를 다시 전면에 내세운 정치적 메시지라는 해석이 나온다. 반면 미국 주요 언론들은 공개된 자료만으로는 2020년 대선 결과를 뒤집거나 부정선거를 입증할 근거는 부족하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을 사실과 구분해 볼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류승완기자 ryusw@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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