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논란 큰 사관학교 통합, 공론화와 국민 납득이 먼저다

더불어민주당과 정부가 육해공군 사관학교를 통합한 4년제 국군사관학교를 대전 자운대에 창설하는 방안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기로 했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16일 당정협의회에서 “기존 사관학교 체제는 안팎으로 심각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며 “군 교육도 전 영역으로 확대될 미래전에 대비할 수 있는 체계로 변해야 한다”고 말했다. 당정은 사관학교 통합 추진을 위해 국방 교육 개혁을 전담할 조직도 신설하기로 했다.
정부가 내세우는 사관학교 통합의 가장 큰 명분은 합동성 강화다. 미래 전쟁이 인공지능(AI), 사이버, 우주 영역까지 연결되는 다영역·복합전 양상을 띠면서 육해공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는 만큼 장교 육성 시기부터 합동 능력을 키울 수 있는 통합 교육이 시급하다는 논리다. 전장이 전 영역으로 확대될 미래전에 대비해 유기적인 합동 능력을 키우는 것은 우리 군의 핵심 과제다. 하지만 사관학교의 물리적 통합이 군의 합동 능력 강화로 귀결된다고 단정할 수 없다. 미국·영국·프랑스 등을 봐도 육해공군 사관학교를 분리 교육하고 합동성은 졸업 후 실전 훈련과 연합 작전 등을 통해 강화한다. 합동성 강화 방법이 사관학교 통합이어야 하는 근거가 불분명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사관학교 통합은 이재명 대통령이 대선 공약에 이어 국정 과제로까지 내세울 만큼 중요한 국가적 개혁 어젠다가 됐다. 그런데 정작 정부는 사관학교 통합 추진이 실제 우리 군의 전투력과 국방력 강화에 어떤 도움을 줄지 객관적 검증과 토론을 위한 숙의 과정을 충분히 거치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사관학교 통합 움직임은 노태우·이명박 정부 때도 검토됐지만 합동성만 강조하면 군의 전문성이 떨어져 되레 안보력이 저하될 수 있다는 우려 등에 현실화하지 못했다.
우리 군의 미래를 책임질 장교 육성 핵심 기관을 손질하는 것은 국가 안보 정책의 변화와 직결된다. 그런 만큼 사관학교 통합에는 충분한 검증과 폭넓은 사회적 논의를 거친 후 국민을 최대한 납득시키는 과정이 선행돼야 한다. 군 안팎의 이견을 충분히 듣고 문제점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한 후 보다 정교한 로드맵을 만들어 치밀하게 접근해야 할 것이다.
논설위원실 opini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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