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의원 11명, 보완수사권 폐지 반대법 발의… 당 지도부도 고심
더불어민주당 의원 11명이 14일 검찰의 보완수사권을 일부 존치하는 내용의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당 지도부가 8·17 전당대회 전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를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반대 목소리를 낸 것이다. 검찰 보완수사로 경찰의 범죄 은폐·축소 정황이 드러난 전남광주 장윤기 사건이 계기가 됐다. 민주당은 이날도 “보완수사권 폐지가 원칙”이라고 밝혔지만, 일각에선 “당내 이견이 있는 만큼 더 숙의한 뒤 결론을 내려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민주당 홍기원 의원은 이날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에 반대하는 내용의 형소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개정안에는 검사 출신 주철현·박균택 의원, 판사 출신 박희승 의원과 변호사인 민홍철·이소영·곽상언·김남희 의원 등 주로 법조인 출신들이 발의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8·17 전당대회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친문 고민정 의원과 친명계 문진석·모경종 의원도 발의자로 참여했다. 홍 의원은 “뜻은 같이하지만 당직을 맡고 있거나 전당대회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공동 발의에 참여하지 못한 의원들도 있다”며 “(보완수사권 일부 존치라는) 기본적 방향에는 동감하지만 일부 내용에 동의하지 않아 참여하지 않는다는 의원들도 있었다”고 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법안심사1소위에서 이 법안과 앞서 당 TF에서 발의한 개정안 등을 함께 논의할 예정이다.
홍 의원이 대표 발의한 개정안은 사회적 약자 대상 범죄와 민생 범죄 등에 대해 검사가 보완수사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다. 또 성폭력, 노인 학대 등 범죄의 경우 전건 송치하게 하는 조항도 담겼다. 홍 의원은 “지금도 일선 경찰서 수사관이 갖고 있는 사건이 (한 명당) 50건 정도 된다”며 “보완수사권이 전면 폐지되면 모든 사건이 보완수사 요구를 통해 진행될 텐데, 시간이 많이 지연되고 수사가 더 부실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동안 민주당 의원 일부는 보완수사권 폐지에 대해 우려했지만, 여권 강성 지지층의 공격을 의식해 공개 주장은 자제했었다. 그렇지만 이날 법안 발의에 이어 의원총회에선 10명 넘는 의원이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에 대해 우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결론도 내리지 못했다. 검찰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 일색으로 흐르던 민주당의 형사소송법 개정 논의에 변화 조짐이 보이는 것이다.
한병도 대표 직무대행은 의원총회 모두발언에서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를 골자로 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으로 검찰 개혁의 마지막 퍼즐을 완성해야 한다”면서도 “일각에서 여러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는 점도 잘 알고 있다”고 했다. 특히 “지난 2월 의원총회에서 보완수사권 폐지를 당론으로 정한 게 맞느냐”는 일부 의원 질문에 “당론은 아니었다”고 답했다고 한다. 의견을 모았지만 추인 과정을 밟지 않아 당론이 아니라는 취지다.
당내에서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 반대 주장이 나오자 “8월 전당대회 전 국회 본회의 처리”를 외쳤던 지도부는 고심에 빠졌다. 한 지도부 핵심 의원은 “당초 이재명 대통령은 보완수사권 폐지에 예외를 둬야 한다는 입장이었는데 강경파에 밀려 일단 당에 전권을 준 상태”라며 “홍 의원 등이 발의한 개정안이 사실상 대통령 생각을 담은 정부안 초안과 닮아있다”고 했다. 이 대통령이 이날 국무회의에서 “주사를 팍 찌르는 순간 겁이 나서 힘을 주면 주사기가 부러진다. 살살 놔야 한다. 개혁도 비슷하다”고 했는데, 여권 관계자는 “강경파가 밀어붙이는 보완수사권 폐지를 겨냥한 말로 해석된다”고 했다.
하지만 민주당 강경파는 이날도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를 재차 강조했다.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정청래 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는 민주당 검찰 개혁의 깃발이고 상징”이라고 썼다. 김용민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어 “보완수사권을 일부라도 남기는 것은 검찰 개혁을 처음으로 되돌리는 문을 여는 일”이라고 했다.
여권 강성 지지층은 보완수사권 폐지에 반대한 민주당 의원들을 향해 “의원직에서 사퇴하라”며 반발했다. 유튜버 김어준씨의 ‘딴지일보’ 등 친여 커뮤니티에는 의원들 이름을 거론하며 “공천에서 탈락시켜야 한다”고 하는 글이 줄을 이었다. 의원들의 소셜미디어 계정에는 “검찰에 로비 당했나” “수박(겉은 민주당, 속은 국민의힘), 두고 보자” 등 댓글이 달렸다.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에 반대하는 것으로 알려진 법사위 소속 김남희·박균택 의원을 다른 상임위로 보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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