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보수 내전 부른 정이한…"진짜 몰랐나" vs "단일화 공작"
국민의힘 "적반하장" "국면전환용 물타기" 반발
박형준 측 "사태 본질은 개혁신당 내부 문제"

6·3 지방선거에서 부산시장으로 출마한 정이한 전 개혁신당 후보의 '테러 자작극'을 둘러싼 보수 내전이 점입가경이다.
애초 선거 전 당사자의 자백 사실이 알려지며 개혁신당의 은폐 여부가 쟁점화되더니, 이제는 국민의힘이 정 전 후보 측에 단일화를 타진하며 사건 관련 교감을 나눴는지 등으로 전선이 확대되는 양상이다. 개혁신당 내부 문제로 비춰졌던 사태가 양당의 감정싸움으로 비화하며, 한때 합당까지 거론된 범보수 진영의 갈등이 심화되는 모습이다.
이준석 "박형준 측 접촉 확인" vs 국힘 "아무 말 대잔치"
이준석 대표는 13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자당 후보의 '피습 자작극'에 대해 거듭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동시에 '캠프와 지도부가 정말 몰랐겠느냐'는 국민의힘의 공세에 끌려갈 생각이 없음도 분명히 했다. 되레 지도부와 후보 간 연락이 끊겼던 5월 17일 박형준 캠프 측에서 정 전 후보와 접촉한 사실을 파악했다며, 새로운 의혹을 던졌다. 박 전 후보가 특정 보직 등을 대가로 제시하며 정 전 후보를 흔든 게 아니냐는 것.
김성열 최고위원도 "면목 없다"면서도 "또 하나의 의문이 남아있다"며 캠프 간 '단일화 직거래설'을 거들었다. 김 최고위원은 자신의 SNS에서 "만약 누군가 접근해 '단일화 사주'를 했고, 그래서 단일화에 유리한 조건을 위해 엽기적 사건을 벌였다면 범행 동기는 완성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단일화용 자작극 여부는 경찰과 국민이 판단할 것"이라며 "이제는 당신들이 답하라"고 역으로 국민의힘을 압박하기도 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오히려 정 전 후보의 완주로 인한 보수표 분산으로 박형준 전 후보가 피해를 봤다고 반박한다. 한 마디로 "적반하장"이라는 입장이다. 박형준 캠프 상임선대위원장이었던 주진우 의원은 "캠프에 있던 개혁신당 관계자가 어느 시점에 정이한의 경찰 조사 사실을 알았는지 (수사로) 밝혀내야 한다"고 주장하며 이 이슈를 앞장서 띄웠다.
지도부도 가세했다. 신동욱 수석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 회의에서 "후보가 수사를 받으러 (경찰서를) 드나드는데도 아무도 이 사실을 몰랐다고 주장하는 것은 상식적으로 맞지 않는다"고 했다. 양향자 최고위원도 "이 대표는 정이한 후보의 범죄를 우리 당이 배후에서 공작한 것처럼 주장했다. 본인 스캔들로 번지자 '아무 말 대잔치'로 국면 전환을 시도하는 것"이라며 맹공했다.
결국 주요 쟁점은 △개혁신당의 사전 인지 여부 △5월에 정 전 후보 자백을 받은 경찰이 이를 공표하지 않은 이유 △국민의힘의 단일화 물밑 시도 여부 등으로 좁혀진다.
개혁 "유구무언이지만…'단일화 사주 의혹' 국힘도 수사대상"

개혁신당 측은 "함량 미달 후보를 공천한 입장에서 입이 열 개여도 할 말은 없다"면서도 "당은 범죄와는 무관하다"고 억울함을 토로한다.
당 핵심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어떤 당이 이런 자작극을 벌인 후보를 알면서도 방치하나"라며 국민의힘 측 주장을 일축했다. 또 경찰 수사와 당 차원 진상조사가 진행될수록 "정이한 후보는 저희 개혁신당보다도 국민의힘 인사들과 훨씬 더 많은 논의를 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CBS 취재 결과, 지선 당시 양측의 단일화 관련 의견 교환은 일부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박형준 캠프 측은 정 전 후보가 먼저 '중도 하차' 의사를 밝혔다고 주장하고, 개혁신당은 '후보 단일화에 동의한 적이 없다'는 입장이다. 개혁신당 측은 국민의힘 지도부가 이를 간과하는 것은 "조직적 음해"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당이 책임을 회피하려는 게 아니다. 다만, (국민의힘이) 정 전 후보를 꼬드겨 이렇게 한 거라면 얘기가 다르다. 공직선거법 232조에 나오는 후보매수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이 부분(국민의힘 측 개입 의혹)도 철저히 경찰이 수사해 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다만, 경찰이 여당 후보였던 전재수 현 부산시장 당선을 위해 선거기간 고의로 함구했다는 의혹은 개연성이 낮다고 봤다. 수사당국 입장에선 "공직선거 후보자란 신분이 부담스러웠을 것"이라는 취지다.
국힘·박형준측 "물타기에 불과…본질은 개혁신당內 문제"
한 당 관계자는 "당의 존립 자체를 흔드는 사건인데, 이 상황에서도 남 탓을 하는 게 이해 불가"라고 비판했다. 부산이 지역구인 무소속 한동훈 의원(북갑)도 참전했다. 경찰과 개혁신당을 겨냥해 "자작극 사실을 언제 알았는지 밝히고, 선거 전 알았다면 부산시민의 참정권을 침해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면서다.
박형준 캠프도 발끈했다. 선대위의 서지연 전 대변인은 이번 사태의 본질은 "개혁신당의 문제"라고 했다. 그는 성명을 내고 "개혁신당이 답해야 할 질문은 따로 있다"며 "수차례 검증을 거쳤다는 자당 후보가 어떻게 자작극 논란의 주인공이 될 수 있었는지, 공천 과정에서 당은 무엇을 확인했는지, 자작극 사실을 인지한 후 당의 공식 입장과 대응은 무엇인지 등"이라고 직격했다.
아울러 "공당의 공천은 당의 판단이자 책임이다. 그 책임을 타 당의 선대위에 넘기려는 시도는 정당정치 기본을 스스로 부정하는 것"이라며 "개혁신당은 음모론 유포를 즉각 중단하고, 공당으로서 공천 책임에 대한 성실한 답변을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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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이은지 기자 leunj@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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