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수요 식지 않았다”…업계 “병목은 전력, 기업은 ROI 중심으로 진화”

이규화 2026. 7. 13. 10:35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무작정 투자에서 투자대비수익(ROI) 중시로 선회
전 인텔 CEO 겔싱어 “효율 중심 성숙 단계 진입”
“AI 수요 무제한… 거의 유일한 제약 요소는 전력”
세레브라스 CEO “연산자원 수요, 공급 능력 초과”


팻 겔싱어 전 인텔 최고경영자(CEO). EPA 연합뉴스

인공지능(AI) 투자 열기가 다소 식고 있다는 시장의 우려와 달리, AI 인프라 업계에서는 수요가 여전히 공급을 크게 웃돌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다만 기업들의 투자 기조는 무분별한 AI 도입에서 벗어나 투자 대비 수익(ROI)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 CNBC는 12일(현지시간) 팻 겔싱어 전 인텔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한 AI 인프라 기업 경영진들과의 인터뷰를 토대로, AI 시장이 성장 둔화 국면이 아니라 효율성 중심의 성숙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고 보도했다.

현재 기술 전문 벤처캐피털 플레이그라운드 글로벌 CEO를 맡고 있는 겔싱어는 “AI 수요는 사실상 거의 무제한에 가깝다”며 “현재 시장을 제약하는 유일한 실질적 요소는 전력 공급”이라고 말했다. 그는 “AI가 창출할 경제적 가치는 거의 모든 산업에서 사실상 무한대에 가깝다”고 강조했다.

AI 인프라 수요는 현장에서도 체감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엔비디아 GPU 기반 데이터센터를 구축해 스타트업 등에 제공하는 네오클라우드 기업 네비우스의 마크 보로디츠키 최고매출책임자(CRO)는 “현재 경험하는 수요는 매우 이례적인 수준”이라며 “감당할 수 있는 규모를 훨씬 뛰어넘는 수요가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메타플랫폼과 일론 머스크의 xAI가 남는 AI 연산 자원을 외부에 임대하면서 시장에서는 컴퓨팅 인프라가 과잉 공급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됐다. 이 여파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AI 반도체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일시적으로 흔들리기도 했다.

그러나 업계는 이를 전체 시장 흐름으로 확대 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엔비디아 대항마’로 꼽히는 AI 칩 업체 세레브라스 시스템즈의 앤드류 펠드먼 CEO는 메타와 xAI의 사례를 “예외적인 경우”라고 평가했다. 그는 “업계 전체적으로는 연산 자원 수요가 공급 능력을 크게 초과하고 있으며 데이터센터를 비롯한 핵심 인프라 역시 부족한 상황”이라며 “컴퓨트 생태계 전반에서 필요한 자원이 여전히 모자란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투자한 AI 반도체 스타트업 리벨리온도 비슷한 시각을 내놨다. 박성윤 리벨리온 CEO는 “AI 인프라 구축 모멘텀은 여전히 매우 강하다”며 “하이퍼스케일러들이 과잉 투자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AI 데이터센터용 광학·포토닉스 장비를 공급하는 루멘텀도 견조한 수요를 확인했다. 마이클 헐스턴 CEO는 “향후 5년간 생산할 물량까지 대부분 판매된 상태”라며 “5년 뒤 수요를 맞추기 위해 생산능력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루멘텀 주가는 지난 1년간 약 7배 상승했다.

다만 AI 투자 방식은 이전과 달라지고 있다는 데는 업계의 의견이 일치했다. 과거에는 AI 도입 자체가 목표였다면 이제는 실제 사업 성과와 비용 효율성을 따지는 단계로 넘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보로디츠키 CRO는 “이제 기업 최고재무책임자(CFO)들이 AI 예산을 보다 엄격하게 심사하기 시작했다”며 “이는 AI 투자를 중단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투자 대비 수익을 극대화하는 ‘밸류 맥싱’(Value Maximizing) 단계로의 전환”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과거에는 AI 토큰 사용량을 늘리는 데 집중했다면 이제는 그 사용이 실제 수익으로 연결되는지를 따지고 있다”며 “이 같은 합리화 과정은 AI 시장을 더욱 지속 가능한 성장 궤도에 올려놓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펠드먼 CEO도 앞으로는 AI 모델이 용도별로 세분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가장 성능이 뛰어난 모델은 복잡한 업무에 활용하고, 단순한 작업은 보다 가벼운 모델이 맡게 될 것”이라며 “동네에 갈 때 대형 차량이 필요 없는 것과 같은 원리”라고 비유했다.

이규화 기자 david@dt.co.kr

Copyright © 디지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