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통합위원장 “검사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는 위헌”

이석연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원장은 12일 “검사의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는 헌법에 위배된다”고 밝혔다. 현 정부 인사가 더불어민주당의 보완수사권 폐지를 위한 형사소송법 개정 추진과 관련해 위헌 주장을 한 것은 처음이다. 대법원 법원행정처도 최근 국회에 “입법으로 결정할 사항”이라면서도 “부작용을 막기 위한 보완 방안이 함께 마련돼야 한다”는 의견을 제출했다.
법제처장 출신인 이 위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헌법은 비록 검찰청을 폐지하여 검사의 권한을 분산하는 것까지는 막고 있지 않지만, 수사의 주체로서의 검사가 가진 수사권의 완전 박탈은 헌법의 체계 정당성의 원리에 반하여 위헌의 소지가 있다”며 “검사의 수사권을 완전 박탈하기 위해서는 헌법을 개정해 영장신청권을 제헌헌법처럼 검사 대신 수사기관으로 고치든지 아니면 법률에 위임해야 한다”고 했다.
민주당은 “기본 방향은 전면 폐지”라며 8·17 전당대회 전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내부에선 신중론이 커지고 있다. 지도부 핵심 관계자는 “논의하다보면 여러 보완책들이 마련될 수 있고, 그게 합리적이라고 하면 수용할 수도 있다고 본다”고 했다.
◇與 내부선 “개정 법안 심각… 당심 대결 소재로 가볍게 다루면 안돼”
여권에선 전남광주 장윤기 사건을 계기로 경찰의 부실 수사 등이 부각되자 폐지를 재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이어지고 있다. 민주당 지도부 내에서도 폐지를 원칙으로 하되, 개정안 처리 시점과 보완책 등에 대한 재논의 필요성이 제기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석연 위원장은 이날 “현행 헌법은 수사의 핵심 권한이라 할 수 있는 체포영장, 구속영장, 압수·수색영장의 신청권을 검사의 독점적 배타적 권한으로 규정하고 있다”고 했다. 이 위원장이 언급한 헌법 12조 3항, 16조는 검사가 영장의 신청 주체로 명시돼 있다. 이 위원장은 “책임있는 공당이라면 당장의 지지층의 눈치나 당리당략에 매달려 개혁이라는 이름으로 공동체의 미래를 위한 기본원칙을 저버려서는 아니된다”고 했다. 민주당이 추진하는 ‘보완수사요구권’에 대해서도 본지 통화에서 “검찰이 경찰에 이렇게 저렇게 해달라고 하면서 핑퐁식으로 하다보면 공소 시효 문제 등으로 국민이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 위원장은 이명박 정부 법제처장을 지낸 보수 성향의 인사로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대선 때 영입했다.
민주당 이소영 의원도 “발의된 법안의 내용을 보니 심각한 우려를 지울 수 없다”며 형사소송법 등 증거법 규정에서 ‘검사’를 모두 삭제해 검사가 오직 ‘경찰이 작성해서 넘긴 서류’만을 보고 기소 여부를 판단하게 설계돼 있다고 했다. 이어 ”검사가 피의자 얼굴 한번 못 보고 기소 여부를 결정하도록 돼 있다“며 ”형사사법을 실체 진실에 가깝게 접근하도록 하는 ‘공판중심주의’ 정신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 의원은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심대결 소재로 이 중대한 문제를 가볍게 소비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국민의 엄중한 평가가 따를 거다. 당대표 선거 이후 결정을 내리는 게 합당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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