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엘니뇨 공습 관측에…농산물 ETN '들썩'
"코코아·원당 가격 오를 것…곡물 가격은 상승폭 제한될 것"
![엘니뇨 [연합뉴스TV 캡처] 태평양의 바닷물이 따뜻해진걸 표시함.](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7/12/yonhap/20260712063638327lcmj.jpg)
(서울=연합뉴스) 이민영 기자 = 올해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2도 이상 높아지는 '슈퍼 엘니뇨'가 덮칠 것이라는 관측이 번지는 가운데 농산물 가격 상승 전망에 관련 ETN(상장지수증권) 수익률이 고공행진 중이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0일 기준 '메리츠 레버리지 대표 농산물 선물 ETN(H)' 종가는 1만230원으로 지난달 말(9천375원) 대비 9.1% 올랐다.
이 상품은 콩과 밀, 옥수수 선물 등 국제 농산물 가격의 일간 수익률을 정방향으로 2배 추종한다. 기초지수는 블룸버그에서 산출하는 '블룸버그대표 농산물 지수'다.
아울러 밀 선물 가격이 오를 때 수익을 얻는 'KB 레버리지 밀 선물 ETN'도 이달 들어 8.7% 올랐다.
이밖에 하나레버리지 옥수수선물 ETN(H)(8.8%), '하나 레버리지 콩 선물 ETN(H)(6.5%) 등 옥수수, 콩 선물에 투자하는 상품도 줄줄이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11.8% 급락한 것과 대조적이다. 지난달 말 8,470선을 나타내던 코스피는 대형 반도체주 주가 변동성이 커지면서 이달 10일 7,470대로 밀려난 상태다.
최근 엘니뇨가 형성되며 세계 곳곳에서 폭염이 이어지자 글로벌 농산물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번진 영향이다.
엘니뇨는 적도 부근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높아지는 현상으로, 지역에 따라 태풍과 홍수, 가뭄 등 극단적인 기상이변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로 인해 농작물 생산량을 감소시켜 농산물 가격 상승 압력을 높일 수 있다.
최근 유럽연합(EU)의 기후변화 감시기구인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연구소(C3S)에 따르면 강한 엘니뇨 현상으로 인해 지난달 전세계 해수면 온도는 역대 6월 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최근 농산물 가격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9일 기준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서 거래되는 밀 선물 가격 가격은 611.25달러로 지난달 말 대비 30.5달러(5.3%) 올랐으며, 대두 선물 가격도 같은 기간 5.6%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2도 이상 높아지는 '슈퍼 엘니뇨'도 나타날 것이라며 당분간 농산물 가격 상승 압력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앞서 미 국립해양대기청(NOAA) 기후예측센터는 올해 엘니뇨가 슈퍼 엘니뇨로 발전할 확률은 63%에 달하고, 1950년 이후 가장 강력한 엘니뇨 중 하나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당시 기후예측센터는 올해 엘니뇨가 가을까지 지속할 확률은 100%이고, 겨울까지도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밝힌 바 있다.
박성호 LS증권 연구원은 "엘니뇨 구간에 진입한 가운데 음식료 업종의 주요 원재료인 곡물의 작황 부진 및 수급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예상했다.
다만 농산물별로 엘니뇨의 영향이 엇갈리는 만큼 차별화된 투자 전략이 필요하다는 제언도 나온다.
엘니뇨는 일반적으로 동남아시아 지역에는 가뭄, 남미 지역에는 강우량 증가를 유발하는 경향이 있다. 이에 동남아에서 주로 생산되는 커피, 코코아 등의 가격이 오를 것으로 전망되는 반면, 주요 곡창지대인 남미에서는 강수량 증가로 대두와 옥수수 등 곡물 가격이 안정적인 흐름을 보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최진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엘니뇨는 통상 동태평양 부근에 집중 형성되는데, 곡창 지대(미 중부, 브라질 서남부, 아르헨티나)가 인접한 동태평양 연안은 따뜻한 해수가 유입되고 강우량이 높아질 수 있다"며 "엘니뇨가 곧 수확량 확대를 암시하는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과거 슈퍼 엘니뇨가 출현했던 2023년 5월∼2024년 4월과 2014년 11월∼2016년 4월 당시 곡물 가격은 어김없이 부진했다"며 "이번에도 상단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엘니뇨로 서태평양 연안 일대의 강우량은 평년보다 감소하게 되고, 이 경우 코코아 산지인 인도네시아와 커피 산지인 베트남, 원당 산지인 인도 등이 엘니뇨발 가뭄에 노출될 수 있다"며 "특히 이 중 코코아가 가장 취약한데, 다른 농산물과 달리 1∼12월 전체가 수확기간이라 매월 수확을 앞두고 엘니뇨 영향에 노출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농산물 가격 상승에 따라 관련 음식료 업체들의 원가 부담도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박성호 LS증권 연구원은 "(코코아, 커피, 원당 등) 소프트 섹터의 사용 비중이 높은 제과 및 음료 업체들의 원가 부담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며 "팜유 사용량이 높은 라면 업체 역시 영향권에 포함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mylux@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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