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일마’ 김태효 드디어 구속···내란 1년7개월만

2026. 7. 11. 0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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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계엄 정당화 메시지 우방국 전파

2023년 6월 강원도 HID 훈련장 방문

이종찬 광복회장 “용산 어느 곳에 일본 밀정”

모친은 관저 퇴거 윤석열에게 꽃다발 전달

내란중요임무종사 및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를 받은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1차장이 10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정권 시절 ‘외교·안보 대통령’으로 통했던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1차장이 10일 밤 구속됐다. 12·3 내란 이후 약 1년7개월 만이다. 그는 윤석열·이명박 정권 외교안보 실세로 군림하며 숱한 논란에 휘말려 온 문제적 인물이다.

부동식 서울중앙지법 내란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김 전 차장의 구속영장을 발부하며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밝혔다. 김 전 차장은 불법계엄 선포 직후 미국 등 주요 우방국에 ‘윤석열 전 대통령이 자유민주주의와 기독교적 가치관에 따라 종북 좌파 및 반미주의에 대응하고자 하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보내는 등 계엄 정당성을 홍보한 혐의(내란 중요임무 종사 등)를 받는다.

일본 문부성 국비 장학생 출신인 그는 2001년 ‘한반도 유사시 일본의 역할’ 논문에서는 한반도 유사시에 자위대가 국내 전개해 미군 활동에 대한 후방 지원을 할 수 있다는 의견을 냈고, 2006년 논문 ‘한일관계 민주동맹으로 거듭나기’에서는 전쟁불능 국가인 일본의 재무장과 교전국가화를 용인해야 한다는 주장도 했다.

그는 2007년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 후보를 지지하는 ‘뉴라이트 지식인 100인 선언’에 참여했으며, 이명박 정부 때 청와대 대외전략비서관 등을 역임하며 실세로 군림했다. 당시 한·일 군사정보협정(지소미아)을 밀실 추진하다가 논란이 돼 사퇴했다. 퇴임하면서 군사기밀이 담긴 서류와 대통령 기록물을 무단 유출한 혐의로 기소돼 벌금 300만원을 선고받았다. 당시 수사 검사가 윤석열이었다.

박근혜 정부 때 학교(성균관대 정치외교학과)로 돌아갔던 그는 윤석열 정부 때 국가안보실 1차장으로 복귀했다. 그는 대일 저자세 외교를 주도하고, 외교 안보 현안에 어두운 윤석열에게 뉴라이트 사고를 이식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종찬 광복회장은 “용산 어느 곳에 일제 때 밀정과 같은 존재의 그림자가 있는 것 아닌가”라고 했는데, 이 말이 김 전 차장을 가리킨다는 해석이 나왔다.

그는 2024년 8월 16일 KBS 인터뷰에서 ‘정부가 일본에 대해 할 말을 못 하고 있다’는 취지의 질문에 “과거사 문제에 대해 일본이 고개를 돌리고 필요한 말을 하지 않으면 엄중하게 따지고 변화를 시도해야겠지만, 중요한 건 일본의 마음”이라고 말해 논란이 됐다. 이후 그에겐 ‘중일마’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2024년 8월 26일 국회 운영위에선 “윤 대통령이 뉴라이트이냐”는 질의를 받고 “대통령께서는 아마 뉴라이트의 의미를 정확히 모르고 계실 정도”라고 했다.

그는 윤석열의 동네 술친구로 알려졌다. 윤석열이 2025년 4월 11일 한남동 관저에서 퇴거한 뒤 자택인 서초동 주상복합 ‘아크로비스타’에 도착했을 때 꽃다발을 건넨 사람은 김 전 차장 모친인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 아크로비스타 건물에는 ‘대통령 내외분 수고하셨습니다. 아크로비스타 제12기 입주자 동대표 일동’이라고 적힌 현수막도 걸렸다.

그는 계엄 당일 언론인과 저녁식사 중이었다고 주장하고, “대통령이 미친 줄 알았다”며 내란과 무관함을 강조해왔다. 하지만 외교안보 실세가 군대를 동원한 친위 쿠데타를 모르는 게 말이 되느냐는 지적이 이어졌고, 시간이 흐르며 각종 정황들이 속속 드러났다. 우선 12·3 불법계엄 선포 직후 12월12일 오전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11시20분까지 약 25시간 동안 휴대전화를 3차례 바꾼 사실도 확인됐다.

특히 2차 종합특검 수사 결과, 그가 미국, 일본, 영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EU(유럽연합) 등 우방국에 내란 정당화 메시지를 보낸 사실이 드러나면서 꼬리가 잡혔다. 윤석열이 김 전 차장에게 6차례에 걸쳐 메시지 전파를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계엄 다음날인 12월 4일 필립 골드버그 당시 미국 대사와 한 통화에서 “반국가세력을 척결하기 위해 계엄 선포가 불가피했다”며 말해 골드버그 대사가 충격을 받았다는 의혹도 제기됐었다. 그는 이 내용을 부인했지만, 통화사실 자체는 인정한 바 있다.

국회에서 불법계엄이 해제된 후인 12월 4일 오전 윤석열이 김 전 차장에게 “비상계엄은 헌법 테두리 내에서의 정치적 시위”라는 입장을 당시 미국 바이든 행정부와 트럼프 당선인측에 전달하라고 지시했고 이를 이행한 혐의도 받는다. 당시 안보실 인사들이 계엄이 해제된 상황이라고 했지만, 김 전차장이 “그래도 하라”며 밀어붙였다는 진술이 나왔다.

김 전 차장이 2023년 6월 강원도 HID(북파공작원) 훈련장을 방문했으며, HID 장교가 대통령 안보실로 파견나와 근무했다는 사실도 풀어야할 의혹이다. 장군 출신인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1월 “군 생활 39년 동안 HID는 한 번도 못 가봤다. 그런 기밀 부대를 (국방 담당 2차장이 아닌) 외교 담당 1차장 김태효가 왜 갔냐, 대단히 의심스럽다”며 “그때부터 이미 비상계엄을 생각하고 HID 요원들을 활용하려 했다는 합리적인 의심을 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용욱 기자 wood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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