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건진법사·윤영호 유죄 확정…‘통일교 정교유착’ 첫 판단

최혜린 기자 2026. 7. 9.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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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교 금품수수’ 김건희 상고심 영향 불가피
건진법사 전성배씨가 지난해 8월18일 서울 종로구에 마련된 민중기 특별검사팀(김건희 특검팀) 사무실로 출석하고 있다. 정효진 기자

통일교의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김건희 여사에게 금품을 전달했다는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의 핵심 인물인 건진법사 전성배씨와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대법원에서 유죄를 확정받았다. 윤석열 정권 시절 벌어진 통일교의 각종 의혹과 관련해 대법원이 내놓은 첫 판단이다.

대법원 3부(주심 노경필 대법관)는 9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알선수재) 혐의를 받는 전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전씨는 2022년 4~7월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으로부터 각종 금품과 함께 통일교 관련 청탁을 받고, 김 여사에게 이를 전달한 혐의로 기소됐다. 청탁을 알선한 대가로 통일그룹 고문 자리를 요구하며 윤 전 본부장에게 3000만원을 받은 혐의, 기업들로부터 각종 청탁을 받고 금품 2억원가량을 받은 혐의도 있다.

전씨는 김건희 여사와 통일교 사이 연결고리 역할을 한 핵심 인물이다.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은 김 여사가 윤석열 전 대통령 취임 전후로 전씨를 통해 통일교가 건넨 샤넬 가방 2개와 그라프 다이아 목걸이 등 8000만원 상당의 금품을 받았다는 내용이다. 김건희 특별검사팀은 통일교가 윤석열 정권과 가까워져 캄보디아 메콩강 개발 등 숙원사업을 해결하기 위해 김건희 여사를 ‘통로’로 활용했다고 판단했다.

1심은 전씨의 혐의를 대부분 유죄로 인정해 징역 6년을 선고했다. 2심 법원도 “피고인의 범행으로 윤석열 전 대통령과 통일교 사이 정교유착이 발생했고, 정교분리라는 헌법 가치가 훼손됐다”며 1심 재판부의 판단을 유지했다. 다만 김 여사가 혐의를 모두 부인하는 상황에서 전씨가 금품 전달 과정을 상세히 진술해 실체 규명에 도움을 준 점을 고려해 징역 5년으로 형을 줄였다.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지난해 7월30일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법으로 들어서고 있다. 성동훈 기자

같은 의혹으로 기소된 윤 전 본부장도 유죄가 확정됐다. 이날 대법원 3부(주심 오석준 대법관)는 업무상 횡령, 청탁금지법 위반,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윤 전 본부장에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대법원은 윤 전 본부장이 2022년 1월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에게 불법 정치자금 1억원을 건넨 혐의를 인정했다. 통일교 내부 비리를 덮기 위해 증거를 인멸한 혐의는 특검의 수사권이 없다며 공소를 기각한 원심 판결도 확정됐다.

앞서 2심 법원은 “통일교가 요청한 사항들이 실현됐는지와 무관하게 범행 자체만으로 국가 정책의 공정한 집행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심각하게 침해됐다”고 판시했다. 이어 윤 전 대통령 취임 전인 2022년 4월에 선물한 샤넬백에 대해 “상대방이 아직 공직자의 배우자가 아니라는 시기적 우연성에 따라 업무상 횡령죄 성립 여부가 달라지는 것은 부당하다”며 1심 무죄 판단을 뒤집고 유죄를 선고했다.

대법원이 통일교가 교세 확장과 현안 청탁 등을 목적으로 김 여사에게 금품을 줬다는 혐의 내용을 인정하면서, 같은 내용의 김 여사 사건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김 여사 사건은 대법원 2부(주심 박영재 대법관)에서 심리 중이다. 특검법이 정한 상고심 기한(3개월)에 따르면 대법원은 오는 28일까지 판결을 선고해야 한다.

앞서 김 여사 사건을 심리한 2심 법원은 통일교에서 금품을 받은 혐의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에 일부 가담한 혐의 등을 유죄로 인정해 징역 4년과 벌금 5000만원, 추징금 2094만원을 선고했다.

최혜린 기자 cher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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