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정주영 회장 ‘가회동 저택’ 314억에 경매 나와

이지은 기자 2026. 7. 8. 0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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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수지리상 재물 모이는 명당”
/조선일보 DB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말년을 잠시 보냈던 서울 종로구 북촌한옥마을 내 단독주택<사진>이 약 314억원에 경매로 나왔다. 이 집은 풍수지리상 최고 명당 중 하나라는 평가를 받았던 곳이다.

7일 땅집고옥션에 따르면 서울 종로구 계동 일대 대지 2611.7㎡(약 790평)에 들어선 지하 1층~지상 2층 규모 단독주택이 오는 23일 최저입찰가 약 314억원에 2회차 경매를 진행한다. 감정가 392억여원에 지난 6월 18일 진행한 첫 입찰에서는 주인을 찾지 못했다. 사건번호는 2025타경102593.

당초 이 주택은 일본강점기 한국인이 세운 국내 1호 화신백화점의 창업주 박흥식씨가 인생의 절반 이상을 보냈던 곳이다. 정 명예회장이 2000년 2월 55억원에 사들여 작고하기 직전까지 거주했으며 흔히 ‘가회동 저택’으로 알려져 있다.

그가 원래 살던 청운동 단독주택을 38년 만에 떠나 이사한 곳이 바로 가회동 저택이다. 재계에선 이 집이 풍수지리상 재물이 모이는 금계포란형(金鷄抱卵型)이면서 대권 명당이어서 고 정 명예회장의 선택을 받은 것이라고 해석했다. 현대건설 사옥에서도 불과 450m쯤 떨어져 있다.

2001년 정 명예회장이 세상을 떠난 뒤 가회동 주택 소유권은 배우자인 고 변중석 여사에게 넘어갔다. 이후 서울 강남권에서 활동하는 여성 부동산 사업가 A씨가 이 집을 사들였다. A씨는 고 정태수 한보그룹 회장에게 이 집을 임대하기도 했다. 당시 한보철강 부도로 막대한 부채와 체납세금에 시달리던 그가 재기를 목적으로 명당을 찾던 중 이 집에 세를 들었다는 소문이 돌았다.

A씨는 이 집을 담보로 거액 대출을 여러 건 일으켰다가 갚지 못해 결국 집이 경매로 넘어갔다.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근저당권만 8건으로 채권최고액은 총 239억원에 달한다. 다만 근저당은 전부 경매로 소멸하며 낙찰자가 떠안을 권리는 없다.

김기현 땅집고옥션 연구소장은 “의미와 상징성이 큰 물건”이라면서 “다만 입찰가가 300억원대로 높아 앞으로 몇 차례 더 유찰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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