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캐나다 잠수함 수주 실패… ‘동맹급 신뢰’ 없인 여전한 나토 벽

캐나다 잠수함 사업 수주 불발은 아쉬운 일이지만 한국 방위산업의 도약을 위한 발판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한국은 이번에 잠수함을 태평양 건너 현지에 파견하는 등 민군 합동 총력전을 펼친 결과 우리가 잠수함 기술을 배웠던 독일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막판까지 각축을 벌였다. 카니 총리도 “TKMS와 한화 모두 까다로운 요구 조건을 충족했다”며 초박빙이었음을 강조했다. 하지만 한국은 ‘나토 동맹’의 장벽을 넘지 못했다. 나토 잠수함의 3분의 1을 공급하는 TKMS가 회원국 간 상호운용 체계, 특히 독일·노르웨이와의 공동 플랫폼을 내세우면서 캐나다로선 나토 동맹국의 잠수함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셈이다.
그간 한국은 세계 방산시장에서 ‘좋은 품질, 싼 가격, 짧은 납기’를 내세워 성과를 거뒀다. 특히 최근 몇 년 사이 잇단 전쟁 발발로 전차와 자주포, 대공무기 등 우리가 강점을 지닌 품목의 수요가 폭발하면서 급속한 성장을 이뤘다. 하지만 이제 가성비 전략을 넘어 한층 기술력을 높인 무기 체계, 현지 개발·생산을 포함한 산업 연계 전략, 나아가 안보 파트너로서 국가 간 연대 관계를 발전시켜 승부를 봐야 한다.
이번에 이 대통령이 참석하는 나토 정상회의는 세계 최대 규모의 방산시장이 열리는 무대라 할 수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다 미국의 동맹 때리기로 안보 불안에 시달리는 유럽 국가들은 최근 국방비를 대폭 증액하며 전력 증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유럽산은 아직 미비하고 미국산은 전쟁으로 여력이 없는 탓에 한국산이 주목받는 시기다. 그것도 잠깐이다. 유럽과 동맹 못지않은 신뢰 관계를 구축해야 K방산의 미래도 활짝 열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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