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 성능·기술력 비슷…나토 동맹 ‘상호 운용성’에 밀려
이 대통령 “경쟁력 더 높이는 밑거름…정부는 모든 지원 다 하겠다”
전문가 “방산, 무기판매 넘어 안보·국방 협력 수단…중장기 접근을”
이재명 대통령은 7일 한화오션이 캐나다 잠수함 사업(CPSP) 수주에 실패한 데 대해 “오늘의 경험은 우리 기술을 더욱 고도화하고, 경쟁력을 한층 높이는 소중한 밑거름이 되리라 확신한다”고 밝혔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독일 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스(TKMS)와 비교해 한화오션이 성능과 기술력 면에선 뒤지지 않았으나,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회원국인 캐나다와 독일의 긴밀한 외교·군사적 관계의 벽을 뛰어넘지 못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대통령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비록 이번 캐나다 잠수함 사업에서는 기대했던 결과를 얻지 못했지만, 우리의 저력을 국제사회에 다시 한번 분명히 보여주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연구·개발과 수출 지원, 국제협력 강화까지 우리 잠수함이 세계 바다의 평화와 안전을 수호하게 될 그날을 위해 정부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하겠다”고 했다.
청와대와 정부는 수주 불발의 주된 요인으로 캐나다와 독일의 전략적 안보 협력 관계를 꼽는 분위기다. 대통령 전략경제협력특사 자격으로 캐나다를 방문한 바 있는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은 페이스북에서 “이번 결과는 기술력만으로 모든 것을 설명할 수 없다는 현실도 보여줬다”며 “1949년부터 이어져온 강력한 군사안보 동맹인 나토의 두꺼운 벽을 단번에 넘어서기는 역시 쉽지 않았다”고 했다.
이용철 방위사업청장은 이날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기자들과 만나 “캐나다 측이 결정 이유로 제시한 내용을 살펴보면 배터리, 조기 납기, MRO(유지·보수·정비), 지역 혜택 등은 (독일 업체가) 우리와 크게 차이가 없다”며 “결정적 차이는 나토와의 상호 운용성과 승조원 운용까지 가능한 협력에서 발생했다”고 밝혔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6일(현지시간) 우선협상대상자를 발표하며 “TKMS 플랫폼이 북극 해역에 최적화돼 있으며 나토와 완벽한 상호 운용성을 갖고 있어 원활한 통신과 정보 공유, 합동 임무 수행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유지훈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번 결과의 핵심 의미는 방산 협력이 단순한 무기 판매가 아니라 안보·국방 협력을 구현하는 수단이라는 점”이라며 “잠수함과 같은 전략무기체계는 구매국의 안보 정체성에 깊이 연결되기 때문에 단기 수주보다 중장기 안보·국방 협력 기반을 먼저 구축하는 접근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추진하는 나토와의 방산 협력에서도 이들과의 외교·안보적 관계가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두진호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유라시아센터장은 “유럽에는 ‘한국은 우크라이나 편이냐, 러시아 편이냐’ ‘러시아 편에 서면 무기 안 산다’는 식으로 K방산의 진입 장벽을 높이며 견제하는 분위기가 있다”고 했다.
한국 정부가 나토와 관계를 강화할수록 중국·러시아와 외교·군사적 긴장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는 점 역시 방산 협력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풀어야 할 과제로 꼽힌다.
김병관·강연주 기자 bg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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