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관계증명서’ 첫방부터 삼박자 다 잡았다, 산뜻한 출발

안병길 기자 2026. 7. 7.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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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첫 방송에 ‘도파민+공감+재미’ 삼박자를 다 잡았다.

MBC 일일드라마 ‘가족관계증명서’가 첫 방송부터 도파민 터지는 파격적인 전개와 배우들의 밀도 높은 열연으로 시청자들에게 강렬한 첫인상을 남겼다.

지난 6일(월) 첫 방송 된 MBC 일일드라마 ‘가족관계증명서’(기획 남궁성우, 장재훈/연출 김미숙/극본 박지현/제작 MBC C&I, 보이드)가 겉으로는 완벽해 보이는 가족의 이면에 감춰진 깊은 상처와 저마다의 사연을 품고 있는 인물들의 서사를 촘촘하게 그려내며 범상치 않은 시작을 알렸다. 특히 남부러울 것 없는 금수저지만, 내면에는 지독한 트라우마를 안고 있는 주인공 나지니(박세영 분)의 입체적인 서사를 섬세하게 그려낸 박세영의 연기는 첫 회부터 시청자들을 완벽하게 매료시키며 앞으로 펼쳐질 스토리 전개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이에 지난 1회는 최고 시청률 4.7%, 수도권 4.0%, 전국4.3%를 기록,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차지하며 쾌조의 출발을 알렸다. (닐슨코리아 기준)

이날 방송은 어린 지니가 엄마 나세리(한고은 분), 아빠 차민기(전노민 분)와 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과거의 순간으로 포문을 열었다. “나는 불행할 이유가 전혀 없었다. 모두가 나에게 금수저를 물려받았다고 했다”라는 지니의 내레이션은 완벽한 행복을 보여주는 듯했지만, 이내 모자를 깊게 눌러쓴 채 편의점에 혼자 있는 현재의 지니의 모습으로 대비되어 단숨에 몰입도를 높였다. 이어 어두운 골목에서 위기에 처한 여학생을 구해내는 정의로운 지니의 반전 매력이 펼쳐졌다. 특히 재빠른 몸놀림으로 불량배를 한 방에 제압하는 당찬 액션은 짜릿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하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그 모습도 잠시, 홀로 쓸쓸히 화실로 돌아와 “존재하는 모든 것은 자신의 크기만한 그림자를 소유하게 된다. 나도 그렇다”라고 읊조리는 지니의 독백은 겉보기와 달리 깊은 상처를 품은 내면을 암시했다.

그 상처의 중심에는 엄마인 세리와의 갈등이 있다는 것이 드러났다. 민기의 생일을 맞아 마련된 가족 식사 자리에서 세리는 “내년 봄에는 반드시 너를 결혼시킬 거야. 너의 동의 없이 너를 낳았던 것처럼”이라고 폭탄 발언을 하며 딸에게 일방적으로 결혼을 강요했다. 이에 지니는 격분하며 맞섰지만 세리는 끄떡없었다. 눈물을 삼키는 딸 지니를 향해 “울지마. 운다고 누가 알아줘?”라고 냉정하게 대꾸했던 것. 끝내 지니는 “가까스로 살고 있다고요. 아무렇지 않은 척 그만해. 아무도 안 속아”라고 내뱉고는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 이는 이들 가족에게 말 못할 비밀이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동시에 가족이라는 이름 아래 감춰진 균열을 드러내면서 긴장감을 끌어올렸다. 특히 딸이 자리를 떠난 후에 남편을 원망 하다가 갑자기 격정적인 키스를 나누는 세리와 민기의 모습은 이 가족의 위태로움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순간이었다.

이와 함께 또 다른 가족들이 차례로 등장했다. 먼저 노영주(임지은 분)의 가족은 지니의 집과는 또 다른 분위기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큰아들 차승현(서도영 분)을 살뜰히 챙기고, 둘째아들 차승우(전승빈 분)를 걱정하며 평범한 엄마의 일상을 살아가는 영주의 모습은 세리네 가족과는 또 다른 현실적인 가족의 온기를 전했다. 하지만 영주의 방에 놓여진 ‘원수를 사랑하라’는 문구가 적힌 액자 뒤에 민기의 사진이 숨겨져 있다는 것이 드러나면서 그를 향한 깊은 원망이 오롯이 전달됐다. 단란한 가족처럼 보이지만 사실 그 속에는 쉽게 치유되지 않는 과거의 상처가 있었던 것. 그런가 하면 영주의 노래교실 청일점이자 한의사인 임사빈(윤희석 분)은 인간미 넘치는 매력을 발산, 이후 두 사람의 관계 변화를 기대케 했다.

한편, 지니는 호텔 전시장에서 한국아트앤컬쳐센터 본부장 임지후(성이언 분)와 우연한 첫 만남을 갖게 되면서 새로운 인연의 시작을 알렸다. 하지만 설렘도 잠시, 지후 곁에 나타난 도도희(박솔라 분)의 등장으로 분위기는 순식간에 반전됐다. 귓가에 들린 목소리 하나만으로 온몸이 얼어붙은 지니가 고개를 돌린 곳에는 지후의 팔짱을 낀 채 걸어오는 학창 시절 학폭 가해자 도희가 있었기 때문. 도망치듯 화장실로 몸을 숨긴 지니는 결국 공황장애 증세와 함께 과거 학폭의 기억에 휩싸이며 무너져 내리는 모습으로 강렬한 엔딩을 장식했다. 어둠 속 골목길에서 여학생을 구해준 히어로 같던 당당함은 온데간데 없이, 잔인한 트라우마에 갇혀 절망하는 지니의 극적인 대비는 깊은 여운을 남긴 동시에 앞으로 펼쳐질 파격적인 서사의 시작을 알리며 궁금증을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이처럼 ‘가족관계증명서’는 첫 방송부터 속도감 있는 전개와 입체적인 캐릭터, 배우들의 열연이 어우러지며 강렬한 출발을 알렸다. 무엇보다 지니의 트라우마를 자극한 과거 끔찍한 기억은 어떤 진실을 품고 있을지, 그리고 세리와 영주 가족 사이에 숨겨진 악연의 실체는 무엇인지, 오늘(7일) 방송되는 2회를 향한 기대와 관심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한편, MBC 일일드라마 ‘가족관계증명서’ 2회는 오늘(7일) 오후 7시 5분에 방송된다.

안병길 기자 sasa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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