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선 149조원 판 외국인, 일본 주식은 105조원 사들여

장서윤 2026. 7. 4. 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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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증시에서 외국인 자금이 대거 이탈하는 사이 일본 증시에는 역대 최대 규모의 외국인 자금이 유입됐다. 한국을 빠져나간 외국인 자금의 상당 부분이 일본으로 향한 것으로 추정된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상반기(1~6월)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은 총 149조464억원을 팔아치웠다(순매도).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 순매도 규모다. 매도세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형주에 집중됐다. 이 기간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72조5655억원, SK하이닉스를 57조1268억원 팔았다. 두 종목의 순매도액만 129조6923억원으로, 코스피 전체 순매도액의 87%에 달한다.

대만 증시에서도 외국인 자금 이탈이 나타나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대만 증시는 지난달 들어 외국인 자금이 순매도세로 돌아섰다. 외국인은 지난 5월 대만 주식을 80억 달러어치 매수한 반면, 6월에는 80억 달러어치를 순매도했다. 한국(126억3000만 달러)에 이어 아시아 주요국 중 두 번째로 큰 순매도 규모다.

반면 외국인은 일본 주식을 대거 사들였다. 도쿄증권거래소는 올해 상반기 해외 투자자의 일본 현물주식 순매수 규모가 10조9391억 엔(약 104조6000억원)으로, 전년 상반기의 5배에 달했다고 집계했다. 아베 신조 전 총리의 대규모 금융완화와 재정정책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던 2013년 상반기 8조3000억 엔도 넘어섰다.

일본 증시에는 반도체 기업 키옥시아홀딩스뿐 아니라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기업이 다수 포진해 있어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 투자 매력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뱅크오브아메리카가 지난 5월 실시한 펀드매니저 설문조사에서도 일본은 아시아에서 가장 선호되는 주식시장으로 꼽혔다. 아제이 라자드약샤 바클레이스 글로벌 리서치 회장은 보고서에서 “한국 증시는 메모리에, 대만 증시는 파운드리에, 일본 증시는 AI 수혜를 입는 경기 전반에 베팅하는 성격이 강하다”며 “메모리 사이클이 꺾일 경우 이런 차이는 매우 중요하다”고 짚었다.

상대적으로 덜 오른 일본 증시의 추가 상승 여력이 부각됐다는 진단도 있다. 올해 상반기 코스피가 101.14% 급등한 반면 닛케이225지수 상승률은 39.18%에 그쳤기 때문이다. 싱가포르 헤지펀드 GAO캐피탈의 차우웨이 야크 최고경영자(CEO)는 블룸버그에 “일본은 시장 규모가 훨씬 크고 산업 저변도 넓어 아시아에서 가장 투자하기 좋은 시장”이라며 “한국 시장의 수익률이 더 좋았지만 사실상 두 종목에 의존한 시장”이라고 말했다.

장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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