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벅 응원', 사실상 학교폭력… 배재고 6개월 출전정지는 솜방망이 징계다[초점]

이정철 기자 2026. 7. 3. 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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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이정철 기자] 배재고등학교(이하 배재고)가 광주제일고등학교(이하 광주일고)를 상대로 '스타벅스 응원'을 펼쳤다가 뭇매를 맞았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로부터 6개월 출전정지 징계까지 받았다. 이에 대해 정치권부터 갑론을박을 펼치고 있다. 청소년들에게 과도한 징계였다는 것이다. 하지만 주제가 잘못됐다. 배재고의 6개월 출전정지 징계가 솜방망이 처벌인지를 따져봐야 한다.

근조화환이 놓인 배재고. ⓒ연합뉴스

논란의 시작은 지난달 29일 광주제일고와의 청룡기 1회전에서 발생했다. 당시 배재고 선수들은 더그아웃에서 "가야지, 가야지, 스타벅스 가야지", "탱크데이" 등 지역 비하 응원을 펼쳤다.

이는 지난 5월, 스타벅스가 진행한 행사가 5.18 민주화 운동 당시 계엄군의 탱크를 연상시켰다는 이유로 논란이 됐던 '탱크데이' 사태를 그대로 모방한 것이다.

이를 들은 광주일고 코치는 경기 중 강하게 항의했고 배재고는 경기 후 사과문을 올렸다. 하지만 논란은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았고 1일,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는 배재고 야구부에게 6개월 대회 출전 정지 징계를 내렸다. 이에 따라 배재고는 청룡기 대회 2회전부터 출전이 불가하다.

그런데 난데없이 이 징계를 두고 정치권에서 갑론을박이 펼쳐지기 시작했다. 야당은 꿈을 펼쳐야하는 청소년들에게 너무 과도한 징계라고 주장했고 여당은 문제없다는 의견을 펼쳤다. 과도한 징계가 아니냐는 논쟁이 시작된 셈이다.

그런데 논쟁의 주제는 수정되어야 한다. 사실 6개월 출전정지 징계는 솜방망이 처벌이다. 6개월 출전정지가 고3 학생들의 진로를 결정하는 현 시기에서 매우 큰 타격을 주는 것으로 보이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고교야구 주말리그 전,후반기 일정이 이미 지난달 21일 마감됐기 때문이다.

이 주말리그 기록에 대학이 요구하는 기본 성적, 프로가 바라보는 '빅 샘플'이 모두 담겨있다. 물론 청룡기, 봉황대기 등 전국대회에 출전하지 못하는 것은 배재고 학생들에게 아쉬운 일이다. 전국대회가 프로 구단과 대학 진학에 영향을 미치는 것도 사실이다.

논란의 응원을 펼치는 배재고 학생들. ⓒ유튜브채널 '강릉 야구 tv'

그러나 배재고는 최근 전국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올리지 못했다. 전국권에서 약체다. 전국대회에 참가한다고 해서 높은 라운드까지 올라가기보다 조기탈락할 가능성이 높은 팀이다. 일찍 탈락하는 팀이라면 오히려 전국대회를 참가해도 눈도장을 찍기는커녕 평가 감점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한 것처럼 말이다.

사실 '스타벅스 응원'은 단순히 상대를 놀리려고 한 장난으로 치부되서는 안된다. 대한민국 현대사의 아픔을 조롱으로 바꾼 대사건이다. 최근 학생들간의 욕설, 조롱만으로도 학교폭력으로 치부된다. 이번 스타벅스 응원은 이 관점에서 봤을 때, 학교폭력이나 다름없다. 다른 학교 학생들에게 시도했더라도 학생이 학생에게 언어적 폭력을 행사했기 때문이다.

KBO 규약 제11장 신인선수 편 제108조 4항에 따르면, KBO는 신인 드래프트 참가 신청을 한 선수가 학교폭력으로 학교,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대한체육회, 기타 야구 관련 경기주관 단체에서 자격정지 이상의 제재를 받은 경우 제재 기간이 만료되기 전까지 해당 선수의 KBO 드래프트 참가 및 프로구단 입단을 제한할 수 있다. 즉, 배재고의 스타벅스 응원을 학교폭력으로 치부한다면 KBO 드래프트 입단을 제한하는 징계까지 내릴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배재고의 스타벅스 응원은 비단 학교폭력에서 그치지 않고 지역 사회와 5.18 민주화운동의 아픔을 갖고 있는 수많은 국민들에게 상처를 안겼다. 그런데 6개월 출전정지가 과도하다는 주장은 말도 안된다. 오히려 6개월 출전정지는 솜방망이 처벌일 뿐이다.

실제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도 추가 징계를 고려하고 있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는 팀 징계뿐 아니라 지도자와 선수 개인에 대해서도 추가 징계를 예고했다. KBO도 이번 사안을 민감하게 지켜보는 중이다. 이처럼 정치권 이슈와 달리, 현재 6개월 출전정지는 적합하지 않은 솜방망이 징계다. 모두가 고심해서 6개월 출전정지에서 그치지 않고 배재고에게 더 적합한 처분을 내려야 한다.

근조화환이 놓인 배재고. ⓒ연합뉴스

 

스포츠한국 이정철 기자 2jch422@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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