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직 포기가 낮춘 美 실업률[천조국 리포트]
핵심 노동층 참여율도 83.3%로 하락

(뉴욕=머니투데이방송) 염현석 특파원= 미국의 6월 실업률은 4.2%로 하락했다. 수치만 보면 고용시장이 개선된 것처럼 보이지만, 세부 지표는 다른 방향을 가리킨다. 실업자가 줄어서가 아니라 구직자가 노동시장에서 빠져나가면서 실업률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미 노동부 노동통계국(BLS)에 따르면 6월 노동참여율은 61.5%로 떨어져 2021년 3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시기를 제외하면 1976년 6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노동참여율 하락은 노동시장에 남아 있는 인구가 줄었다는 의미다.
◆ 구직 포기로 노동인구 72만명 감소…美 실업률 하락 착시
6월 고용지표에서 봐야 할 부분은 실업률 하락의 배경이다. 실업률은 일자리가 없는 사람 전체를 보여주는 지표가 아니다. 일자리가 없더라도 구직 활동을 해야 실업자로 잡힌다. 구직을 중단하면 실업자가 아니라 노동시장 밖 인구로 분류된다.
이번 지표에서 그런 흐름이 뚜렷했다. 6월 노동인구는 한 달 만에 72만명 줄었다. 반대로 노동시장에 포함되지 않는 인구는 83만2000명 늘었다. 실업률이 4.2%로 낮아진 것은 일자리를 찾은 사람이 늘어서라기보다, 구직을 중단한 사람이 늘어난 영향이 컸다.
다른 고용 지표도 같은 방향을 가리킨다. 기업 대상 조사에서는 비농업 일자리가 5만7000개 증가했지만, 가계조사 기준 취업자 수는 50만7000명 감소했다. 일자리 증가 폭은 제한적이었고, 실제 취업자 수는 줄었다.
전년 대비로도 노동시장 이탈이 확인된다. 노동인구는 100만명 이상 감소했고, 취업자 수는 106만명 줄었다. 반면 실업자는 4만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노동시장 밖으로 빠져나간 사람이 늘면서 실업률 상승 폭이 제한됐다.
실제 6월 고용률도 59%로 낮아져 2021년 10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며 6월 실업률 하락은 고용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 은퇴 아닌 핵심 노동층 이탈…고용 둔화 신호
노동참여율 하락은 일반적으로 은퇴 증가나 이민자 감소와 연결된다. 고령층이 노동시장에서 빠져나가거나 이민자 유입이 줄면 전체 노동공급이 감소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6월 지표에서는 경제활동의 중심에 있는 25~54세 인구의 이탈이 두드러졌다.
6월 25~54세 노동참여율은 0.6%포인트 하락한 83.3%를 기록했다. 2023년 12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은퇴가 본격화되는 세대가 아니라 일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연령대에서도 노동시장 이탈이 나타났다.
이는 단순한 인구 구조 변화가 아닌 구직 기회가 줄었거나, 일자리를 찾는 과정에서 기대할 수 있는 보상이 약해졌을 가능성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지난 1년 동안 노동인구와 취업자 수가 함께 줄었다는 점을 감안하며 일자리의 질 하락이 고용 둔화 우려로 이어질 수 있다.
이는 최근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둔 연방준비제도에도 부담이다. 실업률만 보면 고용시장은 급격히 악화되지 않았다. 하지만 노동참여율과 고용률이 동시에 낮아진다면 경기 둔화 압력으로 해석될 수 있다. 노동공급 감소는 임금 압력을 키울 수 있지만, 구직 포기가 노동수요 둔화를 반영한다면 소비와 성장에는 부담이다.
마이크 리드 RBC 미국 담당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흐름을 "대규모 이탈"로 평가했다. 그는 "실업률은 실업자 수와 노동인구 규모가 모두 줄면서 4.2%로 하락했다"며 "이는 은퇴의 이야기일 수 있지만, 과거 구직자들이 노동시장에서 이탈한 이야기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염현석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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