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 영향? 민선9기 지방정부도 간부회의·타운홀미팅 '생중계'
김상욱 울산시장, 인수위 회의 공개에 조선일보 '공무원 비난 받아' 비판
이원택 전북지사 '간부회의 중계', 위성곤 제주지사 2일부터 생중계
민형배 전남광주·박수현 충남 생중계, 추미애 지사도 취임날 타운홀미팅
[미디어오늘 장슬기 기자]

지난 1일 민선 9기 지방정부가 출범했다. 상당수 지자체장이 취임식을 유튜브 등을 통해 생중계하거나 지난달 인수위원회 시절부터 당선자 주요 일정을 생중계하기 시작했다. 또한 향후 간부회의 등을 공개하고 시민들과 공개 타운홀미팅을 예고한 지자체장도 있었다. 이재명 정부 이후 청와대가 출입기자 브리핑, 국무회의와 업무보고, 각종 타운홀미팅을 KTV 등이 생중계해온 것의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민선 9기 지자체장들이 취임하면서 밝힌 키워드도 '생중계' '소통' '개방'으로 요약할 수 있다.
인수위 시절부터 김상욱 생중계 비판한 조선일보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X에 김태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울산 동구)의 게시물을 공유하면서 “김태선 의원님과 김상욱 시장 당선자님이 함께 새로운 희망도시 울산을 만들어 가실 것으로 믿는다”라며 “요즘 김 당선자 공개회의 볼만하다”고 썼다. 김상욱 울산시장(당시 당선자 신분)은 울산시장직 인수위원회가 출범한 지난달 16일 이후 모든 회의를 유튜브 '김상욱TV'로 생중계했다. 조선일보는 이 소식과 함께 비판적인 입장도 다뤘다.
조선일보는 지난달 28일 <이 대통령도 “볼만하다”…김상욱 인수위 생중계, 호평 속 논란도>에서 “반면 인수위 회의를 생중계로 공개하는 것이 적절하냐는 지적도 나온다”며 “시장 취임 전 인수위 단계에서 업무보고를 하는 공무원들의 모습이 그대로 공개되고 일부는 질책받는 장면까지 노출되면서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김 당선자가 한 부서장의 업무보고를 들은 뒤 “협박으로 들린다”고 말한 장면이 SNS에 확산되면서 해당 공무원에 대한 비난이 나왔다면서, 울산시 한 고위공무원은 “제가 하는 말이 모두 생중계된다고 생각하니 부담이 백배”라며 “새 지방정부 출범으로 바뀌는 정책도 많은데 업무보고까지 공개되니 부담이 더 크다”고 말했다고 이 신문은 보도했다.
이는 지난해 6월 이재명 정부 출범 직후 대통령실 브리핑룸에 카메라를 추가 설치하고 질문하는 기자들도 촬영하면서 쌍방향 브리핑을 할 때 벌어졌던 논란과 비슷하다. 당시 대변인 등 브리퍼의 반응에 따라 질문한 기자들이 과한 비난을 받기도 했고, 이를 일부 방송사 유튜브 채널에서 왜곡편집하기도 했다. 홍보소통수석이 나서 왜곡·비난에 대해 수차례 경고하자 잦아든 상태다.
김 당선자도 SNS에 “공개회의는 공무원 여러분의 용기가 있어야 가능하다”라며 “일부가 과도한 비난과 인신공격에 노출돼 잠을 이루지 못했는데 용기 있게 공적 업무를 나눌 수 있도록 응원하고 격려하고 존중해주시기를 당부드린다”고 했다. 하지만 조선일보는 울산 주재기자가 2일 <“회의는 유튜브 생중계로” 카메라 켜는 與지자체장들> 같은 내용을 또 한번 보도했다.

울산 지역에서 김상욱 시장 생중계에 비판적인 보도는 조선일보뿐이 아니다. 한국일보 울산 주재기자도 지난달 29일 <인수위 넘어 간부회의까지… 민선 9기 '생중계 행정' 확산>에서 “행정의 문턱을 낮추고 시민의 알 권리를 보장하겠다는 취지지만 자유로운 토론이 위축되거나 정책 논의가 형식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며 “가장 눈길을 끄는 곳은 울산시”라고 보도했다. 시민들이 시정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내용과 함께 “현황 보고나 업무 추진 상황을 공개하는 것은 시민의 알 권리 보장 측면에서 의미가 있지만 민감한 현안이나 의사결정 과정까지 모두 생중계하는 것은 오히려 행정의 효율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시장은 지난 22대 총선에서 울산 남구갑 지역구에서 국민의힘 후보로 국회에 입성했는데 2024년 12월3일 비상계엄에 반대하면서 윤석열 탄핵안에 찬성했고, 이후 국민의힘을 탈당해 민주당에 입당해 이번 지방선거에서 울산광역시장에 당선됐다. 김 시장은 지난 1월 '국민의힘이 영남 지역언론을 장악했다'며 특히 울산시 예산을 받고 비판기능을 상실한 언론에 대해 개혁이 필요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민선 9기 지방정부, 생중계가 대세?
취임식뿐 아니라 간부회의·타운홀미팅도 생중계
김상욱 울산시장을 비롯해 박수현 충남지사(충남TV), 추미애 경기지사(경기도청), 전재수 부산시장(부산튜브), 이원택 전북지사(이원택TV), 조상호 세종시장(세종특별자치시), 허태정 대전시장(대전TV), 신용한 충북지사(충청북도), 오세훈 서울시장(서울시), 추경호 대구시장(대구TV), 박완수 경남지사(경남TV) 등은 1일 취임식을 유튜브 채널에서 생중계했다. 우상호 강원지사의 경우 유튜브 '우상호TV'에 취임사 영상(약 6분)을 올렸고, 박찬대 인천시장은 유튜브 '인천광역시' 채널에 박 시장의 취임사 영상(약 15분)을 올렸다.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은 유튜브 '민형배TV'에 12분짜리 취임사 영상을 공개했다. 첫날 박정희 전 대통령 동상을 참배한 이철우 경북지사의 경우 경북도청이나 이 지사 개인 유튜브 채널에 취임식 영상을 올리지 않았다.
박수현 충남지사는 도정 슬로건을 '통하는 충남, 도민과 함께'로 잡고 소통을 강조하면서 취임 전부터 업무부고와 타운홀미팅을 생중계로 공개해왔다. 박 지사는 지역별로 나눠서 총 8번 타운홀미팅을 진행하고 이를 유튜브로 중계했다. 취임 다음날인 2일에는 충남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었고 역시 생중계했다. 추미애 경기지사는 공식 취임행사에 이어 2부는 40분간 경기도형 타운홀미팅(대청마루)를 진행했다. 대청마루는 크게 듣고 바닥부터 높은 곳(마루)까지 살피겠다는 뜻이다. 추 지사의 '취임 첫날 타운홀 생중계'는 후보 시절 TV토론회에서 내건 공약이었다.
전재수 부산시장은 취임식을 생략하고 대신 1시간 반동안 진행한 '민생 100일 비상조치 대책회의'를 주재했는데 이를 유튜브로 생중계했다. 취임사는 서면으로 대신했다. 전 시장은 앞으로도 시정 주요 회의를 생중계로 공개할 예정이다. 이원택 전북지사는 취임 첫날 '간부회의 생중계 추진 계획'을 1호 결재로 처리했다. 전북도는 사전 준비를 거쳐 올 11월부터 매월 첫주 월요일 간부회의를 생중계할 계획이다.
위성곤 제주지사는 도청에서 열리는 주요 간부회의를 생중계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2일 유튜브 '제주도TV'를 통해 '제주도 민선 9기 주요 핵심과제 발표'를 주제로 진행한 1시간 가량의 간부회의를 생중계했다. 박찬대 인천시장은 후보 시절 정부의 국무회의 생중계를 벤치마킹하겠다고 했다. 그는 지난 4월 뉴시스 인터뷰에서 “시 공무원들도 시장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투명하게 들여다볼 수 있으면 소신껏 일할 수 있지 않겠느냐”며 “지방 정부에서도 시민들이 체감할 행정 효능감이 커져야 한다고 본다”고 말한 바 있다.

허태정 대전시장 취임식은 '대전TV'로 생중계했는데 대전 소재 기업의 4족보행 로봇이 취임선서문과 취임사를 전달했다. 과학도시의 상징성을 담은 연출이다. 허 시장은 취임 이튿날인 2일 기자브리핑을 했는데 역시 유튜브로 생중계했다. 민형배 전남광주특별시장은 인수위 시절부터 농림축산과 여성, 노동자 등을 주제로 세차례 타운홀미팅을 생중계로 진행했고, 직접 기자회견도 생중계로 한 바 있다.
한편 취임사에서 언론이나 소통 관련 발언을 한 지자체장도 있다. 박완수 경남지사는 “기울어진 운동장과 같은 정치 구도와 언론, 그야말로 사면초가 상황에서 야당 후보로서 외롭고 힘든 선거를 치렀다”며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도민 여러분 지지 덕분에 이 자리에 다시 설 수 있었다”고 말했다. 추경호 대구시장은 취임식 직후 간부 공무원들과 도시락으로 점심을 해결하며 첫 회의를 했고, 첫 간부회의에서 언론과 소통을 강조했으며 이날 오후엔 시청 기자실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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