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식기 큰부리까마귀 '공습'…시민 안전 비상

#인천 연수구 송도 센트럴파크를 통해 이른 아침 도보로 출근하던 송모(38)씨는 최근 큰부리까마귀 한 마리에게 위협을 당했다. 까마귀는 머리 위를 날아다니며 연신 울음소리를 냈고, 이를 쫓아내려 손을 휘젓던 송씨는 넘어지기까지 했다. 이후 그는 까마귀가 나타나지 않는 공원 밖 길로 돌아 출근하고 있다.
최근 전국 곳곳에서 큰부리까마귀가 행인을 공격하는 사례가 잇따르는 가운데 인천에서도 비슷한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번식기와 새끼 독립 시기가 겹치면서 부모 새의 방어 행동이 활발해진 영향이다. 인천 지자체도 시민들에게 안전수칙 준수를 당부하고 있다.
2일 인천일보 취재 결과, 인천 지자체들은 지난달부터 큰부리까마귀 출몰 주의 현수막을 설치하고 학교와 공동주택, 공원 등 유동 인구가 많은 지역을 중심으로 안전 행동 요령을 안내 중이다.
큰부리까마귀는 3~7월이 번식기다. 특히 5~7월에는 새끼가 둥지를 떠나는 시기로, 부모 새가 둥지나 새끼 주변으로 접근하는 사람을 위협으로 인식, 머리나 목 부위를 향해 날아드는 방어 행동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도심 환경에 적응한 큰부리까마귀가 늘어나면서 관련 신고도 증가 추세다.
인천소방본부의 까마귀 포획 출동 건수는 2023년 9건에서 2024년 15건, 지난해 17건으로 꾸준히 늘었다. 올해 5월까지도 10건이 접수됐다. 장소별로는 공동주택이 5건으로 가장 많았고 도로 2건, 근린생활시설·판매시설·공원이 각각 1건이었다.
전문가들은 까마귀를 발견하면 신속히 자리를 벗어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우산이나 가방, 모자 등으로 머리를 보호한 채 빠르게 이동하거나 우회할 수 있는 다른 길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돌을 던지거나 손을 휘두르는 행동은 까마귀가 더 큰 위협으로 받아들일 수 있으며, 음식물 노출도 공격을 유발할 수 있다.
연수구 관계자는 "까마귀로 인한 피해는 몇 년 전부터 꾸준히 발생하고 있으며 연수구뿐 아니라 다른 도심 지역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며 "한 달에 한 건 정도 관련 민원이 접수되는 만큼 시민들이 안전수칙을 숙지하고 까마귀를 자극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슬기 기자 zaa@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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