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운동부, 혐오표현 말라" 서울교육청, 모든 학교 방문해 점검한다
스포츠 정신 교육도 강화 안내
교육감 “학생 개인 신상 공격은 경계”

배재고 야구부의 일부 학생 선수들이 시합 상대인 광주제일고 선수들을 향해 '5·18 폄훼 구호'를 외쳐 비판받는 가운데 서울시교육청이 운동부가 있는 시내 모든 학교를 방문해 조사를 하기로 했다. 학생 선수와 지도자들에게 혐오·차별 표현 금지 교육을 제대로 했는지 등을 확인하기 위해서다.
2일 본보가 입수한 서울시교육청의 긴급 공문에 따르면 교육청은 운동부가 있는 시내 전체 초중고교에 "훈련이나 대회 참가 중 혐오 차별 표현을 금지하고 스포츠 인권 교육을 실시하라"고 안내했다. 구체적으로 △특정 지역·외모 등에 대한 차별·혐오표현 금지 △상대 선수 및 관계자에 대한 욕설, 비하 표현 금지 △스포츠퍼슨십(스포츠 활동을 할 때 지켜야 할 가치)과 스포츠 인권 교육(폭력 예방 교육 포함) △그 밖에 부적절한 학생 선수 및 지도자 행동 지도 등의 내용이 담겼다. 교육 대상은 운동부 소속 학생 선수뿐 아니라 감독 등 지도자도 포함됐다. 일부 감독이 상대팀과의 기싸움을 강조하며 혐오·조롱성 응원 구호를 묵인하거나 오히려 조장하는 경우도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교육청은 또 오는 8월 17일까지 운동부가 있는 시내 모든 학교를 방문해 교육 등이 잘 이뤄지고 있는지 전수 조사를 하기로 했다. 점검 내용으로는 △학교운동부 활동(훈련, 대회 참가 등) 중 혐오·차별 표현 금지 교육 실시 현황 △스포츠 인권 교육 실시 여부 △학습권 보장 대책, 투명하고 청렴한 운동부 운영 관련 자료 마련 여부 등이다.
교육청은 잘못한 학생 선수들에 대한 징계만큼 잘못을 반복하지 않게 하기 위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정근식 교육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학생 스포츠에서 징계는 끝이 아니라 교육적 회복의 출발인 만큼 성찰과 배움을 통해 다시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교육적 지원을 함께하겠다"고 밝혔다.
정 교육감은 다만 "(배재고 야구부) 학생 개인에 대한 신상공격이나 과도한 비난이 확산되는 일은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학생들이 자신의 행동을 성찰하고, 배움을 통해 다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교육의 역할이라는 설명이다.
정 교육감은 이날 광주일고 교장과 직접 통화해 사과의 뜻을 전했다. 또 김대중 전남광주통합특별시교육감과도 소통하며 배재고 학생들이 광주일고 학생들을 직접 찾아 사과하고 5·18 묘역을 공동 참배하는 방안 등을 논의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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