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노사 3차 수정안…노동계 1만1800원·경영계 1만390원
노동계 “생계비·물가 반영한 대폭 인상”
경영계 “인건비 부담 더는 감당 어렵다”

2027년도 적용 최저임금 심의가 법정 심의기한을 넘긴 가운데 노사가 3차 수정안을 제출했다. 노동계는 시급 1만1800원, 경영계는 1만390원을 각각 제시하며 노사 간 격차는 1410원으로 좁혀졌다. 노동계는 생계비와 물가를 반영한 대폭 인상을 요구한 반면, 경영계는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의 지급 능력을 고려한 최소 수준의 인상을 주장하며 맞섰다.
최저임금위원회는 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제11차 전원회의를 열고 2027년도 적용 최저임금 수준 심의를 이어갔다.
권순원 최저임금위원장은 회의 모두발언에서 “올해도 심의기한을 지키지 못해 죄송하다“며 “노사공익위원 모두 어느 때보다 진지하고 깊이 있는 논의를 하고 있는 만큼 최적의 수준을 도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노동계는 저임금 노동자의 생계 안정을 위해 실질적인 인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은 “최저임금 논의에서 중위임금 60%라는 특정 지표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것은 본질적인 문제가 있다“며 “성과급과 상여금이 제외된 임금 통계를 활용해 OECD와 비교하는 것은 왜곡 논란을 불러올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최근 수년간 산입범위 확대와 낮은 인상률로 최저임금이 물가 상승을 겨우 따라가는 수준에 머물렀다“며 “최저임금은 노동자가 자립할 수 있다는 최소한의 사회적 신뢰를 보장하는 제도로, 올해는 전향적이고 과감한 인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미선 민주노총 부위원장도 “최저임금 논의는 최소한 물가상승률을 웃도는 수준에서 시작해야 국민이 납득할 수 있다“며 “산입범위 확대로 실제 인상 효과가 사라졌고, 청년들에게 최저임금이 사실상 최고임금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경영계는 내수 부진과 자영업 위기를 이유로 신중한 결정을 촉구했다.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는 “반도체 호황이라는 착시에 가려져서는 안 된다“며 “폐업과 자영업 대출, 연체 규모가 모두 심각한 수준으로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의 경영 여건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노동계 수정안은 주휴수당을 포함하면 실제 인건비 부담이 크게 늘어 연간 근로자 1명당 약 500만원의 추가 부담이 발생한다“며 “경영 한계에 놓인 사업장에는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양옥석 중소기업중앙회 인력정책본부장은 “현장에서는 최저임금 인하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며 “노후 준비가 부족한 고령 자영업자들이 인건비 부담 때문에 직원을 줄이고 혼자 일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저임금은 한 번 오르면 내려가지 않는 만큼 누적 부담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성재민 공익위원 간사는 “노사가 최초 제시안 이후 두 차례 수정안을 제출했지만 의견 차이가 여전히 적지 않다“며 “사회적 책임을 바탕으로 접점을 넓혀 책임 있는 결론에 가까워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회의에는 노사공 위원 27명 전원이 참석했다. 회의 도중 제출된 3차 수정안에서 노동계는 시급 1만1800원(전년 대비 14.4% 인상), 경영계는 1만390원(0.7% 인상)을 각각 제시했다. 이에 따라 노사 간 격차는 직전 1540원에서 1410원으로 130원 줄었다.
권기백 기자 baeking@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