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억 연봉' 홍명보 감독보다 무려 80% 적은 연봉...DR콩고 감독이 보여준 축구 철학

[스포티비뉴스=신인섭 기자] 잉글랜드를 상대로 혈투를 보여준 콩고민주공화국 세바스티앵 드사브르 감독의 연봉이 공개돼 화제를 모으고 있다.
콩고민주공화국은 2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애틀란타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미국-캐나다-멕시코) 월드컵 32강전에서 잉글랜드에 1-2로 패했다. 1974 서독 월드컵 이후 무려 52년 만에 본선 무대를 밟은 콩고민주공화국의 여정은 여기서 마무리됐다.
대회 전부터 다크호스로 평가받았다. 콩고민주공화국은 여러 복수국적 선수들을 대거 대표팀에 합류시키면서 전력을 강화했다. 그 결과 2023 네이션스컵 4강에 오르며 아프리카 내 강호 반열에 올라섰다.

물론 월드컵까지의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다. 콩고는 아프리카 예선에서 조 2위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했으나, 카메룬과 나이지리아를 차례로 격파하며 대륙간 플레이오프 진출권을 획득했다. 이어 자메이카까지 제압하며 52년 만에 꿈의 무대로 향했다.
조별리그도 어려움이 많았다. K조에 편성된 콩고민주공화국은 포르투갈, 콜롬비아, 우즈베키스탄과 한 조에 묶였으나, 1차전 포르투갈과 1-1로 비기며 단단함을 뽐냈다. 콜롬비아에는 0-1로 패했으나, 최종전에서 우즈벡을 3-1로 잡으면서 조 3위로 32강 진출권을 확보했다.
그러나 잉글랜드의 벽은 높았다. 이날 콩고민주공화국은 전반 7분 만에 브라이언 시펭가의 선제골이 나오면서 리드를 잡았지만, 후반 막판 해리 케인에게 멀티 실점을 헌납하면서 1-2로 무릎을 꿇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콩고민주공화국이 보여준 투지와 전술적 유연함은 축구 팬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경기 종료 후 드사브르 감독은 "실망한 것은 사실이다. 우리는 이길 수 있다고 믿었고, 좋은 경기를 펼쳤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두 번의 결정적인 기회를 놓쳤고, 세계 최고의 공격수에게 두 골을 허용했다"라며 아쉬움을 삼켰다.
이어 "경험이 부족했을 수도 있지만, 그게 바로 축구의 역사다. 우리는 배우고 계속 발전하며 차분하게 여정을 이어갈 것이다. 우리는 세계 최고의 팀을 상대로 좋은 축구를 보여줬고, 투혼을 발휘했다"라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프랑스 출신 지도자로, 유럽보다 아프리카 무대에서 더 굵직한 경력을 쌓아온 인물이다. 프랑스 아마추어팀 ES 카네-로슈빌에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뒤 아프리카 여러 리그의 명문 구단을 두루 지휘했다. 이후 2017년 우간다 대표팀 감독으로 부임해 2019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16강 진출을 이끌며 이름을 알렸고, 프랑스 리그2 니오르를 거쳐 2022년부터 콩고민주공화국 대표팀을 맡고 있다.

전술적으로는 강한 조직력과 수비 규율을 바탕으로 하는 지도자다. 부임 초기에는 4-2-3-1을 주로 활용했지만, 이후에는 상황에 따라 4-1-4-1이나 5-3-2까지 병행하며 상대에 맞춘 실리적인 운영을 보여줬다.
중원에서는 활동량이 많은 미드필더들을 앞세워 압박과 볼 회수를 강조하고, 공을 빼앗은 뒤에는 측면과 전방을 빠르게 활용하는 전환 공격을 즐겨 쓴다.
포르투갈은 물론 잉글랜드를 상대로도 비등한 경기력을 보여줬다. 확실한 색깔을 바탕으로 월드컵 역사에 족적을 남긴 셈.
국내에서는 적은 연봉으로도 화제를 모으고 있다. 드사브르 감독은 이번 48개국 감독 가운데 연봉 순위가 38위에 해당한다. 스포츠 선수 및 지도자들의 연봉을 지표화한 ‘SalaryLeaks’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드사브르 감독은 43만 2,000유로(약 7억 6,500만 원) 수준의 연봉을 수령 중이다.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전 감독인 홍명보 감독과 비교해 보면 상당한 차이다. 해당 자료에서 48개국 중 16번째로 높은 연봉을 받은 홍명보 전 감독은 216만 유로(약 38억 원)를 받는 것으로 소개됐다. 다만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스포티비뉴스’를 통해 “홍명보 감독의 연봉 38억 소식은 터무니없는 정보다. 실제 연봉은 대중에 알려진 선에서 크게 다르지 않다”라고 밝힌 바 있다.
그렇더라도 격차는 작지 않다. 홍명보 전 감독의 연봉을 대중에게 알려진 수준인 약 20억 원으로 가정해도, 이는 드사브르 감독의 약 7억 6,500만 원과 비교해 약 2.6배에 해당한다. 계산상 드사브르 감독의 연봉은 홍명보 전 감독 연봉의 약 38.3% 수준이다. 반대로 말하면 드사브르 감독은 홍명보 전 감독보다 약 61.7% 적은 연봉을 받는 셈이다.
SalaryLeaks 자료에 나온 216만 유로를 기준으로 하면 차이는 더 벌어진다. 드사브르 감독의 43만 2,000유로는 홍명보 전 감독의 216만 유로와 비교해 정확히 20% 수준이다. 216만 유로의 5분의 1에 불과하다. 반대로 드사브르 감독은 홍명보 전 감독보다 80% 적은 연봉을 받는다는 계산이 나온다.

금액 차이도 뚜렷하다. 유로 기준으로는 216만 유로와 43만 2,000유로의 차이가 172만 8,000유로다. 원화 환산액으로 보면 약 38억 원과 약 7억 6,500만 원의 격차로, 단순 계산상 약 30억 원 이상 차이가 난다. 연봉 규모만 놓고 보면 홍명보 전 감독이 드사브르 감독보다 압도적으로 높은 대우를 받은 셈이다.
물론 감독의 가치를 연봉만으로 판단할 수는 없다. 국가별 축구 시장 규모, 협회 재정, 대표팀 위상, 계약 시점, 협상 조건 등이 모두 다르다. 하지만 적어도 이번 대회에서는 상대적으로 낮은 연봉을 받는 지도자가 조직적인 팀 운영과 실리적인 전술로 주목받고 있다는 점에서 비교가 불가피하다.
이른바 “국내 감독도 높은 연봉을 받을 필요가 있다”던 이임생 기술위원장의 주장은 이번 대회를 거치며 다시 생각해 볼 대목이 됐다. 물론 대표팀 감독에게 합당한 대우는 필요하다. 그러나 높은 연봉이 곧 감독의 가치를 증명해 주는 것은 아니다. 가치를 증명한 감독에게 높은 연봉이 따라가는 것이 순서라는 것을 여실히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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