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어처럼 본능적 골사냥”···‘멀티골’로 잉글랜드 구한 케인 보며 투헬 감독도 ‘싱글벙글’ 극찬
투헬 “어려운 상황에 꼭 필요한 일 해냈다”
‘2018년 러시아월드컵 득점왕’ 저력 재확인
‘개최국’ 멕시코 상대 16강전도 맹활약 기대

해리 케인(33)이 잉글랜드를 다시 살렸다.
잉글랜드는 2일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32강전에서 콩고민주공화국에 2-1로 역전승했다. 전반 7분 브라이언 시펭가에게 선제골을 내주고 끌려갔지만, 후반 30분과 후반 41분 케인이 연속골을 넣어 16강에 올랐다.
잉글랜드는 경기 초반부터 수비 불안을 드러냈다. 오른쪽 측면 공간을 내주며 실점했고, 이후에도 콩고민주공화국의 조직적인 수비를 쉽게 흔들지 못했다. 볼 점유율은 높았지만 결정적인 장면은 많지 않았다. 상대 골키퍼 리오넬 음파시의 선방도 이어졌다.
패색이 짙은 후반 30분 케인이 균형을 맞췄다. 케인은 앤서니 고든의 크로스를 머리로 받아 넣었다. 11분 뒤 다시 케인의 슈팅은 골네트를 흔들었따. 고든이 연결한 공을 페널티 지역 중앙에서 오른발로 강하게 때려 결승골을 뽑아낸 것이다. 케인의 이번 대회 5호골. 리오넬 메시, 킬리안 음바페가 6골로 득점 선두권을 형성한 가운데 케인은 한 골 차로 추격했다. 월드컵 통산 득점도 13골로 늘리며 펠레의 12골을 넘어섰다. 케인은 “우리는 영웅적인 순간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했다. 골키퍼의 선방일 수도 있고, 수비수의 블록일 수도 있다. 오늘은 그 순간이 내게 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힘든 경기였지만 계속 두드리면 기회가 올 것이라고 믿었다”고 덧붙였다.
토마스 투헬 잉글랜드 감독도 케인을 높게 평가했다. 그는 “케인은 상어와 같다. 조용히 있다가도 박스 안에서 기회가 오면 본능적으로 냄새를 맡는다”고 말했다. 또 그는 “우리 팀은 패배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어려운 순간에 필요한 일을 해냈다”고 평가했다.

영국 매체 가디언은 “케인이 잉글랜드를 탈락 직전에서 구했다”고 전했다. 일부 매체는 경기력 자체에는 의문을 제기하면서도, 케인이 가장 중요한 순간에 잉글랜드의 약점을 덮었다고 분석했다.
잉글랜드 선수들은 경기 뒤 케인과 함께 관중석 앞에서 팬들과 승리를 나눴다. 케인은 “잉글랜드 선수로 뛰다 보면 이겨도 충분히 즐기지 못할 때가 있다. 오늘은 선수들이 이 순간을 즐겼으면 했다”며 “우리는 월드컵에서 모든 것을 걸고 싸우고 있다”고 말했다.
잉글랜드 팬들의 기대도 다시 케인에게 향하고 있다. 케인은 2018년 러시아 월드컵 득점왕이었고, 유로와 월드컵에서 잉글랜드를 여러 차례 상위권으로 이끌었다. 그러나 아직 대표팀 우승 트로피는 없다. 이번 대회는 케인 개인에게도 마지막 전성기 월드컵일 수 있다. 팬들이 그에게 기대하는 것은 득점왕 경쟁만이 아니다. 잉글랜드가 오랫동안 기다려온 메이저 대회 우승이다.
잉글랜드는 이제 더 어려운 경기를 앞두고 있다. 16강 상대는 개최국 멕시코다. 경기는 멕시코시티 에스타디오 아스테카에서 열린다. 해발 2200m가 넘는 고지대, 홈 관중, 체력 부담이 모두 변수다. 투헬 감독도 고도를 가장 큰 변수로 꼽았다. AP는 “잉글랜드는 콩고민주공화국전에서 살아남았지만 우승 후보다운 안정감은 보여주지 못했다”며 “다만 토너먼트에서는 생존이 먼저다. 결정적인 순간 골을 넣는 케인이 있는 게 다행”이라고 전했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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