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향수팔고 '나홀로 집에' 연금까지…트럼프가 1년만에 ‘3조’번 방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1년 동안에만 최소 22억달러(약 3조4200억원)를 벌어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백악관 복귀 전인 2024년의 수입 6억2200만 달러와 비교하면 약 3.5배가량 늘어난 규모다.
미국 공직자윤리국(OGE)이 최근 공개한 2025년도 연례 재산공개 보고서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금융 정보가 담긴 문서는 927페이지에 달했다. 이례적으로 방대한 분량이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2015년 재산보고서는 8페이지,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의 2023년 공시자료는 11페이지였다.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트럼프’라는 이름 자체가 지닌 브랜드 가치는 막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친필 사인이 담긴 화보집과 기타, 향수, 운동화, 성경 등 각종 굿즈 판매로 수백만 달러의 로열티를 벌어들였다. 화보집 '세이브 아메리카'로 180만 달러를 벌었고, 한정판 기타 ‘아메리칸 이글’로 3만6000달러, 여성용 향수 '빅토리 47'과 운동화로 6만7000달러, 특별판 성경으로 20만달러를 거뒀다.
수입원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것은 금융 수익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가상자산 거래와 관련 사업으로 10억달러 이상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집계됐다. 주식 투자도 활발했다. 지난해에만 2만1285건의 매매가 이뤄졌으며,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도 투자 대상에 포함됐다. 다만 지난해 8월 트럼프 행정부가 엔비디아의 중국향 AI 칩 매출의 15%를 정부에 납부하는 방안에 합의한 직후, 트럼프 측 투자 대리인이 500만~2500만달러 규모의 엔비디아 주식을 매입한 것으로 나타나 이해충돌 논란이 불거졌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개인 자산은 독립적으로 운용되는 펀드가 관리하며 나는 투자에 관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과거 영화와 TV 프로그램 출연에 따른 배우 연금도 수입원 중 하나다. 그는 미국 영화배우조합으로부터 지난해 8만6532달러의 연금을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영화 '나홀로 집에 2'에 카메오로 출연했고, 리얼리티 프로그램 '어프렌티스' 진행자로도 활동했다. 2021년 의회 의사당 폭동 사태 이후 조합을 탈퇴했지만 연금 수령 자격은 유지됐다.
미디어 기업들과의 소송에서도 상당한 수익을 거뒀다. 승소 및 합의를 통해 확보한 금액은 총 8650만달러에 달했다. 가장 큰 합의금을 지급한 곳은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모회사 메타로, 2021년 계정 정지 조치와 관련해 2450만달러를 지급했다. 이어 파라마운트와 ABC뉴스가 각각 1600만달러를 지급했고, 유튜브와의 합의금은 2200만달러, 전 트위터(X) 창업자 잭 도시로부터 받은 계정 차단 관련 합의금은 800만달러였다.
한편 영부인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도 수익을 올렸다. 아마존이 4000만달러를 투입해 제작한 다큐멘터리 '멜라니아'에서 프로듀서와 주인공으로 참여해 1070만달러를 받았으며, 대체불가토큰(NFT) 판매로 600만달러, 자서전 인세로 52만달러를 추가로 거뒀다.
이번에 공개된 재산 내역은 역대 미국 대통령들에게서 찾아볼 수 없던 유례없는 규모라는 평가가 나온다. 공직을 통한 사적 이익 추구라는 비판과 시장의 뜨거운 관심이 동시에 쏟아지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의 향후 재산 변동 추이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주목된다.
김세은 인턴기자 seni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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