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우현의 아틀라스] "압박 없다"는 대통령, 책임의 무게도 견디길

미디어펜 2026. 7. 2.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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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기업 압박 우려에 "관치 시절 구태" 정면 돌파
'잘 되면 기업 덕, 안 되면 정부 탓'으로 프로젝트 임해야
조우현 산업부 기자
[미디어펜=조우현 기자]이재명 대통령이 2일 충청권 국민보고회에서 던진 메시지의 요지는 명확하다. 정부가 대기업을 압박해 투자를 강요하는 시대는 끝났으며, 기업이 실익을 따져 자율적으로 내린 결정을 존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압박한 것 아니냐는 세간의 시선을 '관치 시절의 구태'로 정면돌파한 것이다.

시장 논리와 기업의 자율성을 전면에 내세운 대통령의 발언은 그야말로 정론이다. 그러나 권력의 행간을 아는 이들은 그 말을 곧이 곧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쉽지 않다. "내가 압박해서 만든 자리가 아니다"라는 공언이, 향후 투자 과정에서 발생할지 모를 모든 리스크로부터 발을 빼려는 고도의 정치적 알리바이 내지는 책임 회피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생색은 정권이 내고, 리스크는 기업이 독박 쓰는 구조는 그간 한국 경제의 고질적인 악습이었다. 만약 이번 발언이 투자가 잘못됐을 때를 대비해 책임을 기업의 자유로 떠넘기려는 계산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여론은 차게 식을 수밖에 없다. 때문에 이 대통령의 공언이 진심이기를 바란다. 그리고 이번 대규모 투자 계획이 성공하기를 응원한다. 한국 경제의 사활이 걸린 일에 누가 딴죽을 걸겠는가.
이재명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6월 29일 청와대에서 열린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기업 투자계획 발표 후 손을 잡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다만 대통령의 말이 진정성을 얻으려면 마음가짐부터 바뀌어야 한다. 앞으로 펼쳐질 프로젝트가 성공한다면 그것은 철저히 모든 리스크를 감수하고 결단을 내린 기업과 총수의 '공'이다. 반대로 규제 완화가 막히고 전력과 용수 등 인프라 공급이 늦어져 투자가 실패한다면, 그것은 전적으로 정권과 대통령의 '과'다. "잘되면 기업 덕, 안 되면 정부 탓"이라는 책임의 자세로 임할 때만, 대통령이 말한 '구태 타파'가 완성된다는 뜻이다.

기업에 압박을 가하지 않았다는 대통령의 선언은, 정부가 전폭적인 지원을 늦추지 않겠다는 무거운 책임이 돼 대통령 자신을 향하고 있다. 시장은 포장된 말을 믿지 않는다. 결과를 보고 판단할 뿐이다. 다시 한번 대통령의 정면 돌파가 진짜이길, 그리고 이번 투자가 부디 대한민국이 한번 더 도약하는 새 역사의 시작이길 온 마음을 다해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