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수출 새 역사에도 환율 불안, 경제 체질 개선해야

한국의 월간 수출액이 처음으로 1000억 달러를 넘어서면서 새 역사를 썼다. 산업통상부는 6월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70.9% 급증한 1022억 5000만 달러를 기록했다고 1일 밝혔다. 이로써 한국은 독일·미국·중국에 이어 네 번째로 월 수출 1000억 달러를 달성한 나라가 됐다. 하지만 마냥 안심하기는 이르다. 이번에 20대 주력 품목 중 18개 수출이 늘어나는 등 일부 질적 성장에도 ‘반도체 외날개’에 의존하는 우리 수출의 취약성이 여전했기 때문이다. 반도체 수출액은 199.5%나 급증하면서 전체 수출 호조를 이끌었다. 내후년쯤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끝날 경우 우리 경제가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지속적인 환율 불안도 간과할 수 없는 문제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서울 외환시장에서 5.5원 오른 1554.9원으로 마감했다. 우리나라가 괄목할 만한 수출 성적표를 받아들었는데도 전날에 이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 기록을 새로 쓴 것이다. 외환 당국이 올해 1분기에 환율 방어를 위해 136억 달러를 쏟아붓지 않았다면 1600원을 돌파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당국의 적극적인 개입에도 환율 불안이 지속되는 것은 외국인의 국내 주식 매도, 일본 엔화 약세,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전망, 대규모 대미 투자 계획 등이 맞물린 결과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환율은 우리 경제의 기초 체력과 미래 경제 전망에 대한 시장의 냉정한 평가를 반영한다. 얼마 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내년 한국의 잠재성장률이 1.5%대에 머물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반도체 초호황 등에 힘입어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3%대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르지만 경제 기초 체력이 고갈되고 있다는 경고다.
고환율은 물가 상승과 기준금리 인상으로 이어져 실물경제에 큰 부담을 주게 된다. 정부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이 예고된 만큼 통화·재정 정책의 엇박자가 없도록 환율·물가를 자극하는 확장재정 운용을 경계해야 한다. 글로벌 긴축 시대에 대응해 선제적 금융 리스크 관리, 취약 계층 보호망 강화, 한계기업 구조조정 등도 서둘러야 한다. 무엇보다 노동 개혁, 규제 혁파 등을 통해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리는 것이 정공법이다. 이를 통해 신성장 산업을 육성하고 ‘K자형’ 산업 양극화를 해소해야 지속 가능한 성장과 수출을 이룰 수 있다.
논설위원실 opini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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