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바람 타고 월 수출 ‘세계 4강’
독일·중국·미국 이은 ‘대기록’

지난달 한국 수출 실적이 1022억5000만달러(약 159조원)로 사상 처음 1000억달러를 넘어섰다. 전 세계에서 월 수출 실적 1000억달러 이상을 기록한 국가는 독일·중국·미국뿐으로 한국이 4번째 국가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상반기 수출액이 5000억달러에 육박해 연간 수출액 ‘1조달러’ 달성도 가시권에 두게 됐다.
산업통상부는 1일 지난달 수출이 지난해 같은 달보다 70.9% 증가한 1022억5000만달러라고 밝혔다. 월간 수출액은 지난해 6월부터 13개월 연속 역대 최대 실적 행진을 이어갔다. 지난달 수입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30.1% 늘어난 661억달러로, 무역수지는 361억5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59.5% 확대된 45억4000만달러로 전달(42억8000만달러)에 이어 2개월 연속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천정부지로 치솟는 반도체가 수출 호조를 주도하는 흐름이다. 지난달 반도체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199.5% 폭증한 448억2000만달러로 집계됐다. 반도체 월 수출 실적이 400억달러를 넘은 것은 처음으로, 전체 수출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이 43.8%에 달했다. 전 세계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붐이 일면서 메모리 수요 폭발로 고정가격이 급상승한 덕분이다.

컴퓨터 등 18개 품목 수출 증가…정부 “연 1조달러 가능”
반도체 비중이 압도적이긴 하지만, 20대 주력 품목 중 18개가 지난해 같은 달보다 증가한 ‘플러스’를 기록해 전체적으로 성장세에 동참했다. 반도체 외 품목의 수출 증가율은 28%로 나타났다.
빅테크들의 AI 인프라 투자 확대에 따른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수요 증가로 컴퓨터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308.8% 불어난 54억1000만달러 수출을 기록했다. 신제품 판매 호조세 등으로 무선통신기기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51.9% 늘어난 15억5000만달러였다.
자동차는 부품 공급 안정화와 생산물량 증대 등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5.8% 확대된 67억1000만달러, 선박은 고부가가치 선박 수출 증가에 따라 12.9% 늘어난 28억3000만달러로 집계됐다. 특히 철강은 데이터센터 건설로 철근 등 건설용 자재 수출이 늘며 지난해 같은 달보다 9.6% 증가한 21억4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4월 이후 14개월 만에 플러스 전환에 성공했다.
이 밖에 화장품도 K뷰티 인기로 수출이 42.5% 큰 폭 늘었고, 비철금속(45.8%), 농수산식품(16.8%), 바이오헬스(14.1%), 일반기계(7.5%) 등이 고르게 수출 호조를 보였다.
지역별로 보면 9대 주요 지역 중 7곳에서 수출이 증가했다. 중국(200억3000만달러·증가율 92%), 미국(200억2000만달러·79%), 동남아시아국가연합(183억달러·87%), 유럽연합(76억달러·32%), 중남미(33억달러·36%), 일본(28억달러·16%), 인도(21억달러·33%) 순이었다. 중동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8.4% 감소한 18억달러였다.
올 상반기 실적을 합산한 결과, 수출은 4967억달러로 역대 상반기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상반기 누적 무역수지는 1383억2000만달러 흑자로 기존 역대 최대치(2017년 952억달러)를 크게 웃돌았다.
산업부는 하반기에도 반도체를 비롯한 주력 품목이 견조한 실적을 보일 것이라며 연간 수출 1조달러 달성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강감찬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은 “하반기 반도체 가격 상승세도 지속할 것으로 보고 있고, 자동차·철강·일반기계 등 반도체뿐 아닌 다른 품목도 플러스로 돌아서며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한 달 전 브리핑 때 ‘1조달러 달성이 불가능하지 않다’고 했는데 한 달 만에 가능성이 훨씬 더 높아졌다”고 말했다.
김경학 기자 gomgo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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