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스벅 가야지’ 고등학교 야구부의 5·18 조롱 참담

김종민 논설위원 2026. 7. 1. 18:41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단순한 일탈이 아닐 게다. 일부의 행위로 치부하거나 적당히 덮어서는 안 된다.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81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광주일고와 경기에서 배재고 선수들이 “스타벅스 가야지”, “탱크데이”라는 구호를 외쳤다. 올해 제46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 당일 스타벅스코리아가 진행한 판촉 행사를 떠올리게 하는 악질적인 조롱이다.

스타벅스는 당시 텀블러 할인 이벤트를 시작하며 ‘5·18 탱크데이’, ‘책상에 탁’이라고 홍보, 5·18민주화운동과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 사건을 연상시켜 국민적 공분을 샀다. 5·18을 희화화해 비판받았던 그 단어들을 응원으로 변형했다. 승패를 떠나 정정당당하게 서로를 존중하며 경쟁해야 하는 자리였다. 명백히 스포츠 정신에 반했다. 현장에서 광주일고 선수는 물론 교직원, 학부모 등은 커다란 분노를 느꼈을 것이다. 광주시민들 또한 충격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10대 사이에서 독버섯처럼 번진 이른바 ‘일베놀이’의 참담한 민낯을 마주하고 있다. 교육당국은 철저하게 진상부터 파악해야 한다. 야구소프트볼협회도 합당한 징계를 취해야 하는 상황이다. 앞서 스타벅스코리아는 전국 모든 매장의 영업을 일제히 조기 종료하고 임직원의 역사의식과 사회적 감수성을 제고하기 위한 전사적 교육을 실시했다. 배재고 야구부가 이런 사실을 몰랐을 리 없다. 진실한 마음으로 무릎꿇고 사과해야 한다.

야구소프트볼협회는 공정한 절차를 거쳐 필요한 조치를 다해야 한다. 전국대회 6개월 출전 정지가 합당한지도 의문이다. 지도자들 역시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 5·18 공법3단체와 기념재단은 성명을 내고 “광주와 5·18을 비하한 것이자 특정 지역을 혐오한 것”이라며 “제지하지 않은 심판·대회 운영진도 재발 방지책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최교진 교육부 장관은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먼저 배워야 할 것은 기량이 아니라 품격이다”고 일침을 가했다.

파문이 확산하고 있다. 제때에 제대로 바로잡지 못해 발생한 일이다. 드러나지 않은 유사 사례까지 모두 밝혀내 일벌백계로 다스려야 한다.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야만의 폭력을 언제까지 두고만 볼텐가.

Copyright © 광주매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