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수치료 오늘부터 4만3850원·연 15회로 제한···의협·환자단체 “치료권 침해” 반발

김찬호 기자 2026. 7. 1.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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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생성이미지

건강보험 비급여 항목이자 과잉 진료의 대표 격으로 지적돼 온 도수치료가 ‘관리급여’로 전환됐다. 병원마다 제각각이던 도수치료 가격은 1회 4만3850원으로 통일되고 인정 횟수도 주 2회, 연 15회로 묶였다. 정부는 국민 의료비 부담을 덜기 위한 조치라는 입장이지만, 의료계와 일부 환자단체는 환자 치료권을 침해한다며 반발하고 있어 제도 안착까지 진통이 예상된다.

보건복지부는 1일 비급여 진료를 국가가 직접 관리하는 관리급여 제도를 도수치료에 처음 적용한다고 밝혔다.

관리급여는 과잉 진료 우려가 큰 비급여 항목을 건강보험 체계 안으로 편입해 정부가 가격과 진료 기준을 정하되, 진료비 본인부담률을 95%로 높게 책정하는 방식이다. 형식은 급여지만 환자가 비용 대부분을 부담한다는 점에서 비급여에 가깝다. 정부는 관리급여 시행을 위해 국민건강보험법 시행령을 개정해 선별급여 안에 ‘사회적 편익 제고를 위한 적정 의료이용 관리가 필요한 경우’ 유형을 신설했다.

이번 조치로 그동안 평균 11만원 선이던 도수치료 비용이 전국 어느 병원에서나 4만3850원으로 단일화됐다. 치료 시간은 1회 30분 이상을 기본으로 하며, 1시간 이상 길게 치료받더라도 산정되는 비용은 같다.

도수치료 인정 횟수는 주 2회, 연간 총 15회가 원칙이다. 수술이나 골절 등으로 관절이 굳어 잘 움직이지 않는 ‘관절 구축’이나 ‘강직’ 소견이 있으면 연 24회까지 인정된다. 정해진 횟수를 넘기면 건강보험은 물론 실손보험으로도 보장받을 수 없어, 치료비를 환자가 전액 부담해야 한다.

도수치료를 받는 문턱도 높아진다. 기본물리치료나 단순재활치료를 2주 이상, 4회 이상 먼저 시행하고도 증상이 나아지지 않을 때에 한해 도수치료가 인정된다. 다만 이 조건은 다른 병원에서 받은 치료 이력도 인정되며, 목 근육이 한쪽으로 짧아져 고개가 기우는 소아 사경이나 수술 후 관절운동 범위 제한 등은 의사 판단에 따라 즉시 도수치료를 시행할 수 있다. 피로 회복이나 체형 교정 등 개인적 필요에 의한 도수는 애초 관리급여 대상이 아니어서, 종전처럼 건강보험·실손보험 적용 없이 비급여로 이용할 수 있다.

의료기관은 도수치료를 시행할 때마다 전국 의료기관을 연결하는 ‘도수치료관리시스템’이나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포털을 통해 환자의 연간 도수치료 시행 횟수를 조회하고 진료정보를 전송해야 한다. 이 시스템에서는 다른 의료기관에서 받은 도수치료 횟수까지 확인할 수 있다. 도수치료 요양급여비용은 해당 진료정보가 시스템에 전송된 경우에만 관리급여로 적용된다. 시행자, 시행기법, 시행 부위, 소요 시간, 치료 효과 평가 등도 진료기록에 작성·보존해야 한다.

정부는 이번 조치로 의료기관별 가격 편차가 줄고 불필요한 과잉 진료도 억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복지부는 “실손보험 청구 자료를 분석한 결과 환자들의 도수치료 평균 이용 횟수는 12회 수준”이라며 “연 15회로 횟수를 제한하더라도, 전체 환자의 95%는 부족함 없이 치료를 마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향후 3년 주기로 도수치료 운영 성과를 평가하고 모니터링 결과에 따라 급여 유형과 세부 기준을 보완하겠다”고 덧붙였다.

김택우 대한의사협회 회장이 지난 28일 서울 중구 대한문 앞에서 열린 도수치료 관리급여 전환 반대 궐기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나 의료계와 일부 환자단체는 “획일적인 횟수 제한이 의사의 진료권과 환자의 치료 선택권을 침해한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항암 부작용(말초신경병증 등) 완화를 위해 도수치료가 필요한 중증질환자들이 건강보험과 실손보험 모두 보장받지 못하는 사각지대에 놓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일부 대학병원이 제도 시행에 맞춰 도수치료를 축소·중단하면서, 상급종합병원 연계 환자들의 ‘치료 단절’ 우려도 커지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복지부는 “환자 치료는 의사가 결정하는 것”이라며 “치료 효과성이 좋은 다른 치료를 할 수도 있고 도수치료가 필요하지 않다고 판단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소아사경이나 만성 재활 환자처럼 장기·반복 치료가 필요한 환자군에 대해서는 제도 시행 이후 의견을 받아 하반기 급여기준이나 횟수 제한 조정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도수치료를 시작으로 관리급여 대상은 계속 늘어날 예정이다. 정부는 경피적 경막외강 신경성형술과 방사선 온열치료를 이미 관리급여 대상으로 정했고, 연내 추가 항목도 선정할 방침이다. 정은경 복지부 장관은 “관리급여 도입은 무분별한 과잉 진료를 방지하고 환자의 의료비 부담을 줄이기 위한 필수 조치”라며 “제도가 안정적으로 정착될 수 있도록 의료계와 소통하고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김찬호 기자 flyclose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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