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탱크데이’ 소환한 배재고 야구부, 방송서 OUT[스경X이슈]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조롱해 사회적 파문을 일으킨 배재고등학교 야구부가 결국 방송 프로그램에서 퇴출당했다. 제작진의 발 빠른 ‘손절’과 함께, 야구계 안팎에서는 학생 선수들에 대한 강력한 징계와 일벌백계를 촉구하는 여론이 들끓고 있다.
야구 예능 프로그램 ‘불꽃야구2’ 제작사 스튜디오C1은 1일 공식 입장을 내고 오는 6일로 예정됐던 배재고편 방송을 전면 취소한다고 밝혔다. 당초 지난달 7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불꽃 파이터즈와 배재고의 경기 영상이 공개될 예정이었으나 폐기 수순을 밟게 됐다.
스튜디오C1 측은 “제작진은 최근 불거진 배재고 관련 사안을 심각하게 바라보았고, 이에 7월 6일 (월) 방송 예정이었던 ‘배재고’편은 방송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라며 “7월 13일 (월) 저녁 8시 ‘성남고’편으로 찾아뵙겠다. 시청자 여러분의 많은 양해 부탁드린다”라고 전했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달 29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81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광주제일고와의 1회전 경기였다. 경기 도중 배재고 선수들은 더그아웃에서 상대 팀을 겨냥해 단체 율동과 함께 기존 응원가를 “스타벅스 가야지”로 개사해 부르며 광주 지역을 비하했다.
이는 최근 온 국민의 공분을 샀던 이른바 ‘스타벅스 탱크데이’ 사태를 노골적으로 빗댄 혐오 발언이다. 지난 5월 18일, 스타벅스 코리아는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에 맞춰 ‘탱크데이’라는 이름의 텀블러 할인 행사를 진행하며 “책상에 탁!”이라는 문구까지 사용해 거센 지탄을 받았다.
당시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자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은 직접 단상에 올라 5·18 유가족과 광주 시민들에게 머리 숙여 사죄했다. 이후 스타벅스 코리아 대표가 전격 해임되는 등 큰 후폭풍이 일었음에도, 배재고 선수들은 이 비극적인 국가적 상처를 상대 팀을 조롱하는 악의적인 도구로 사용한 것이다.

논란 직후 배재고 측은 두 차례에 걸쳐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으나 성난 여론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배재고 교장이 직접 광주제일고를 방문해 사과하겠다는 뜻을 전달했으며, 남은 대회 일정을 기권하는 방안 또한 신중히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청자와 야구팬들의 반응은 분노를 넘어 실질적 제재 요구로 이어지고 있다. 한 누리꾼은 “결방은 당연하다”, “여러 손해를 감수하고 내린 현명한 결정”이라며 제작진의 결단에 박수를 보냈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학생 선수들에 대한 강력한 징계와 자성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쏟아졌다. 누리꾼들은 “선수 등록을 말소하거나 출전을 못 하게 해야 정신을 차린다”, “혐오 문화를 대충 넘기니 이런 사달이 계속 나오는 것”이라며 야구협회 차원의 엄중한 징계를 요구했다.
또한 “기아(KIA)나 SSG는 절대 안 뽑을 것”, “행동에 책임이 따른다는 것을 제대로 배워야 한다”며 프로야구 신인 드래프트 지명 배제를 촉구하는 일침도 이어졌다. 일부 팬들은 “적어도 근현대사 정도는 학교에서 배우고 운동했으면 좋겠다”, “아직 영글지 못한 아이들에게 어른들이 올바른 가치관을 심어주지 못한 것이 안타깝다”는 의견을 남기기도 했다.
강주일 기자 joo102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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