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만, 美 반대에도 이란과 호르무즈 해협 ‘서비스료’ 징수 추진”
오만이 미국의 공개 반대에도 이란과 함께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으로부터 ‘서비스료(service fee)’를 징수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30일(현지시각)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복수의 외교 소식통과 이란 당국자를 인용해 오만이 최근 미국과 서방 국가들에 호르무즈 해협 이용 선박이 서비스료를 내는 방안을 담은 공식 제안서를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오만은 이를 의무적인 통행료가 아닌 자발적인 서비스료라고 설명했다. 말라카·싱가포르 해협에서 민간 재단이 항행 안전을 위해 자발적 기여금을 모으는 제도를 참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드르 알부사이디 오만 외무장관도 지난 28일 아랍어 라디오 인터뷰에서 “수역을 안전하고 오염 없이 유지하고 비상사태에 대응하려면 분명 비용이 든다”며 “기존 사례에서 교훈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오만은 그동안 단순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에 통행료를 부과하는 것은 국제법상 허용되지 않는다는 태도를 유지해 왔다. 다만 항행 안전과 해상 서비스 제공에 대한 비용 부담은 별개의 문제라는 입장이다.
반면 이란은 서비스료를 의무적으로 부과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란 대미 협상단 대표 고문인 메흐디 모하마디는 최근 SNS를 통해 “통행료든 보안 서비스료든 명칭은 중요하지 않다”며 “세상 어디에도 공짜 서비스는 없다”고 밝혔다.
카젬 가리바바디 이란 외무차관도 전날 국영TV 인터뷰에서 오만과 공동 관리 체계 구축에 합의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면서도,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이란이 독자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미국은 명칭과 관계없이 호르무즈 해협 이용에 비용을 부과하는 방안에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5월 오만과 이란이 해협 통행료 부과를 논의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자 오만이 통행료를 부과하면 “폭격하겠다”고 경고했다.
미국 협상팀은 오만의 제안서를 전달받았으며, 우려 사항을 오만 측과 협의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NYT는 미국 정부가 양국의 전략적 관계를 고려할 때 실무 협의를 통해 이견을 조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과 이란이 이달 체결한 종전 양해각서(MOU)에 따르면 호르무즈 해협에서는 협상이 진행되는 60일 동안 상선의 무료 통항이 보장된다. 이후 운영 방식은 이란과 오만이 협의를 통해 결정하기로 했다.
가리바바디 차관은 다음 주부터 오만과 해협 운영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며 서비스료 부과와 기존 항로 조정 문제도 협상 의제에 포함될 것이라고 밝혔다.
유럽 국가들은 서비스료 부과 구상에 부정적인 입장이지만, 이를 저지하기보다는 국제법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제도가 운용되도록 하는 데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제해사기구(IMO)의 아르세니오 도밍게스 사무총장도 기존에는 국제 수로의 항행 자유를 제한하는 통행료 부과에 부정적이었지만, 최근에는 호르무즈 해협을 위한 자발적 기금 조성은 가능할 수 있다는 견해를 내놓으며 다소 유연한 태도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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