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이란 손 잡은 오만, 호르무즈 통행료 계획 제안
‘자발적 기여금’ 징수 방안 마련…美 등 서방국에 제안
이란은 60일 이후 통행료 의무 부과 주장
美 반발 속 유럽도 ‘자발적 기여금’ 등 검토
![오만의 하이탐 빈 타릭 술탄(오른쪽)이 지난달 23일 오만의 수도 무스카트에서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AFP]](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7/01/ned/20260701090958174xgfg.jpg)
뉴욕타임스(NYT)가 30일(현지시간) 복수의 외교관과 한 이란 관료를 인용해, 오만이 최근 이란과 함께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으로부터 요금을 징수할 계획을 세웠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오만은 최근 미국과 다른 서방 동맹국에 해협 이용에 대한 ‘서비스 수수료’ 부과 계획의 개요를 담은 공식 제안서를 전달했다. NYT는 이란과 종전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미국 협상단도 오만으로부터 이 제안을 받았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오만은 민간 재단이 선박으로부터 ‘자발적 기여금’을 징수하는 아시아의 수로인 말라카-싱가포르 해협 제도를 ‘롤모델’ 삼아 자발적 기여금을 징수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 전해진다. 말라카-싱가포르 해협은 수심이 얕고 폭이 좁아 암초에 부딪힐 위험이 크고, 선박 통행량이 많아 사고나 해적을 만날 위험도 크다. 이를 막기 위해 안전시설을 운영하고 수로를 긁어내는 작업을 해야 한다. 이에 해협 통과로 인한 이익은 외국 선박들이 보는데, 관리 비용은 연안국이 부담해야 한다는 불만이 커, 2007년 국제해사기구(IMO)가 구축한 협력 체계에 따라 ‘항로표지기금‘을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호르무즈 해협은 말라카-싱가포르 해협과 비교할 수 없다는 게 국제 사회의 공통된 지적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수심이 70~100m 이상으로 말라카 해협(25m)에 비할 바 없이 깊다. 지형도 단순해 바다 밑바닥을 파내는 준설 작업을 할 필요 없이 초대형 선박이 안전하게 지나갈 수 있다. 말라카 해협처럼 관리 비용이 들지 않기 때문에 호르무즈 해협 통항에 비용을 부과할 명분이 없다.
여기에서도 호르무즈 해협을 공유하는 두 국가인 이란과 오만의 입장차가 보인다. 오만은 국제사회의 반발을 의식한 듯 자발적 기여금이라 강조하고 있지만, NYT에 소식을 확인해 준 이란 관료는 ‘의무적 지불’이라고 주장했다.
이란 측 협상단장인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의회 의장은 이날 국영 TV 대담에서 “종전 양해각서에 따르면 호르무즈 해협 무상 통항은 오직 60일 동안만 허용된다”며 이후 이용료를 부과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갈리바프 의장은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주권은 이란과 오만에 있으며 통항은 전적으로 이란이 결정한 방식과 절차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며 “호르무즈 해협은 이란의 영해인 만큼 어떤 상황에서도 해협에 대한 권리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은 호르무즈 해협 통항에 어떤 명목으로건 비용을 매길 수 없다는 입장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해협 통과에 통행료나 요금을 징수한다면 용납할 수 없다”며, 오만이 “다른 국가들처럼 행동하지 않는다”면 “폭격하겠다”는 위협도 가한 바 있다. 미국이 오만의 최신 제안까지 검토해 공식 입장을 재확인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미국의 강경한 대응에도 불구하고 국제사회는 이미 호르무즈 해협이 전쟁 전처럼 ‘무료 개방’되기는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에 유럽은 국제법을 위반하지 않는 방식으로 요금을 부과하는 방안을 찾고 있다고 전해진다. ‘자발적 요금’ 형태 등 국제법에 저촉되지 않게 요금을 부과하면서 그 부담을 최대한 감경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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