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탄·기흥·구리 ‘3중 규제’…“거래위축·풍선효과 우려” [코주부]
1일부터 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
5일부터는 토지거래허가구역도 적용
올해 동탄 11.4%·구리 7.9% 급등
전문가들 “과열 진정 기대심리 유효”
장기 안정보다 속도조절에 무게
인접 비규제지역 집값 자극 전망
정부가 최근 집값이 급등한 경기도 화성시 동탄구와 용인시 기흥구, 구리시 3곳을 규제지역(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신규 지정했다. 반도체 호황에 따른 특수와 교통 호재 등으로 인해 단기간에 상승한 주택 가격을 억제하기 위한 조치다. 이에 따라 해당 지역은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때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이 40%로 제한되고 실거주 의무가 적용돼 갭투자도 차단된다.
국토교통부는 주거정책심의위원회 심의·의결을 거쳐 화성 동탄구와 용인 기흥구, 구리시를 투기과열지구와 조정대상지역으로 신규 지정한다고 30일 밝혔다. 지정 효력은 7월 1일부터 발생한다. 해당 지역은 7월 5일부터 토허구역으로 묶여 아파트를 구매할 때 관할 관청으로부터 허가를 받아야 한다.

국토부는 “화성 동탄구와 용인 기흥구의 경우 최근 반도체 업계 특수에 따른 집값 상승 기대감과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 개통 등 교통 인프라 개선으로, 구리시는 서울과 인접한 역세권 수요로 가격 상승세가 지속되는 상황”이라며 “투기적 매수를 차단해 실수요자를 보호하고 주택 시장 과열에 대응하기 위해 투기과열지구와 조정대상지역을 추가 지정했다”고 설명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6월 넷째 주(22일 기준)까지 동탄구의 올해 아파트 매매가격 누적 상승률은 11.38%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구리시와 기흥구의 상승률도 각각 7.87%, 6.21%로 수도권 평균(3.01%)을 크게 웃돌았다. 조정대상지역은 최근 3개월 물가 상승률과 집값 상승률을 비교해 1.3배가 넘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하는데 이들 지역은 이미 5월 말에 기준을 충족했다. 동탄구는 6월 둘째 주와 셋째 주에 주간 변동률이 각각 1.98%, 2.22%에 달할 정도로 집값이 폭등했다.

정부가 30일 경기 화성 동탄구와 용인 기흥구, 구리시를 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는 ‘삼중 규제’를 기습 발표한 직후 찾은 화성 동탄역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들은 “예상했다”며 담담한 반응을 보였다. 규제지역으로 추가 지정된 3곳 중에서도 동탄은 반도체 호황과 GTX-A 등 교통 호재가 맞물리며 올해 아파트값 상승률이 11.38%를 기록, 전국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른 곳이다. 동탄2신도시에서도 역세권 집값 상승세가 특히 가팔랐는데 ‘동탄역롯데캐슬’의 경우 전용면적 84㎡가 이달 22억 2500만 원에 거래되며 한 달 전에 비해 2억 원 이상 올랐고 호가도 24억~26억 원까지 껑충 뛰었다.
현장에서는 규제지역 지정을 예측했다면서도 규제가 불러올 매물 잠김과 거래 위축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동탄역 인근 A중개업소 대표는 “역세권 단지들은 단기간에 가격이 급등해 이미 거래가 뜸해졌던 상황”이라며 “이제 대출 총액이 제한되니 고가 아파트는 거래가 더 위축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B중개업소 대표 역시 “규제지역이 지정되면 다주택자는 양도소득세 중과 부담이 커질 수 있어 가격을 좀 깎아서라도 정리하려는 집주인들이 꽤 있었는데 급작스러운 규제지역 지정으로 일단 매물을 거둬들이는 모습”이라고 전했다.

특히 토허구역 지정이 불러올 ‘갭투자 금지’가 거래 절벽을 불러올 것이라는 관측이 높았다. C중개업소 대표는 “3억~5억 원 안팎의 현금으로 10억 원 미만 아파트에 대해 갭투자를 하려 했던 수요자들이 규제지역 가능성이 거론된 6월 중반부터 서둘러 계약하려는 움직임이 거셌다”며 “오늘도 15억 원 미만 아파트에 대한 갭투자 계약 문의가 많았는데 앞으로 이 같은 거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번 규제로 과열된 시장이 진정되기를 기대하는 모습도 있었다. D중개업소 대표는 “아파트값이 단기간에 급등하자 거래가 파기되고 호가만 계속 올라가는 불안한 장세가 이어졌는데 적절하게 거래가 제한된 측면도 있는 것 같다”고 짚었다.
수지구와 함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출퇴근용 셔틀버스가 지나는 ‘셔세권(셔틀버스+역세권)’이지만 비규제지역이었던 기흥구는 올 들어 집값이 6.21% 올라 규제지역인 수원 장안구(2.49%)와 수원 팔달구(2.73%)에 비해 2배가량 상승했다. 지난해 10·15 대책 당시 경기 12곳이 규제지역으로 추가로 묶일 때 제외됐던 구리시는 ‘풍선 효과’로 인해 올해 집값이 7.87% 올랐다. 구리는 올해 경기도에서 서울 거주자들이 가장 많이 주택을 매수한 지역이다.
전문가들은 추가 규제지역 지정이 해당 지역 집값의 급등세를 진정하는 데 일정 부분 효과를 낼 것으로 전망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향후 6개월에서 1년 정도는 투자 수요가 위축되면서 거래량이 눈에 띄게 감소할 가능성이 크다”며 “집값 흐름 역시 단기적으로 상승세가 둔화될 것으로 전망되며 특히 최근 몇 달간 급등했던 신축·역세권 위주로 매수 심리가 진정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가격을 장기적으로 진정시킨다기보다 속도 조절 정도에 그칠 수 있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신보연 세종대 부동산AI융합학과 교수는 “삼중 규제는 투자 수요뿐 아니라 실수요자의 거래까지 함께 위축시키기에 시장 안정보다는 거래 위축을 동반한 관망 국면으로 돌입하게 만들 가능성이 높다”며 “실수요와 집값 상승의 기대심리가 완전히 사라지지 않은 상태에서는 투자 수요가 완전히 소멸되기보다는 다른 지역으로 재배치될 가능성이 오히려 더 높다”고 짚었다. 함 랩장 역시 “동탄과 기흥은 반도체 산업 확장 기대감과 교통망 확충이라는 근본적인 호재가 살아 있는 만큼 실수요 중심 시장은 유지될 가능성이 있다”며 “구리 역시 서울 동북권 접근성과 역세권 개발 기대가 유효해 중장기적 가격 하방은 제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에 추가로 규제지역으로 묶인 3개 지역이 지난해 10·15 대책에서 제외되면서 집값이 상대적으로 크게 오른 만큼 ‘핀셋 규제’가 인접 비규제지역의 주택 가격을 밀어올리는 풍선 효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구리와 인접한 남양주시, 수원 내 비규제지역인 수원 권선구, 의왕과 가까운 군포시, 동탄과 인접한 화성시 병점구 등이 풍선 효과 가능성이 있는 지역으로 거론된다.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가격 안정을 장기적으로 이어가기 위해서는 시장이 신뢰할 수 있는 공급 로드맵과 일관된 정책 신호가 함께 제시돼야 한다”며 “수요를 억누르는 규제만으로는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한 지역으로 수요가 이동하는 풍선 효과를 피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김광수 기자 bright@sedaily.com김경미 기자 kmkim@sedaily.com동탄=박지우 기자 jiu@sedaily.com
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공군, 운용하는 ‘공대공 미사일’ 종류는…공중전 승패 좌우할 핵심 전력
- 외국인이 유일하게 쓸어담은 ‘이 종목’…증권가는 “300만 원 간다”
- 日 여행 ‘세금 폭탄’…숙박세 2배 껑충, 62곳으로 번졌다
- “열심히 일했는데 돌아온 건 욕설”…알바생 3명 중 1명이 겪은 갑질
- 사흘 동안 ‘초3 여아’ 노린 70대 남성…엄마의 “안 돼, 타지 마!” 비명이 유괴 막았다
- 日 3배급 증설...삼성전기, 캐파 확장에 15조 쏟는다
- 11조엔 쏟아붓고도 못 막았다…금리 올렸는데 엔화 추락
- “수사 한 게 없어”‥“사실과 달라” 내란·종합특검 신경전
- “전장 투입 20분 만에 그들은 사라진다”… 러시아 신병들 참혹한 ‘기대수명’
- “5조원대 경제 손실 우려”…민주콩고 에볼라 사망자, 보름새 2배로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