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상임위 11개 장악… 법사위원장에 서영교

이민석 기자 2026. 7. 1. 0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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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리 임명 동의안도 與주도 통과
野 “헌정사에 또 최악 기록 남겨”

더불어민주당은 30일 국회 본회의에서 야당과 합의 없이 단독으로 22대 국회 후반기 상임위원장을 선출했다. 18개 상임위원장 가운데 11개를 민주당 소속으로 하고 나머지 7개는 야당 몫으로 남겨두겠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대한민국 헌정사에 또다시 최악의 기록으로 남을 것”이라며 “민주당의 일방 독주, 국회 장악을 중단하라”고 반발했다.

서영교 의원

민주당 출신 조정식 국회의장은 이날 저녁 국민의힘이 전원 불참한 가운데 본회의를 진행했다. 법제사법위원장에 민주당 4선 서영교 의원, 예결위원장에 민주당 4선 이광재 의원 등이 선출됐다. 국민의힘은 조 의장의 상임위 강제 선임에 반발하며 1일 상임위에 대한 전원 사임계를 제출하기로 했다. 국회 의사일정을 전면 거부하는 방안도 유력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야는 본회의 직전까지 협상을 이어갔지만, 민주당이 “야당에 법사위원장을 주는 전통을 되살려달라”는 국민의힘 요구를 끝내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합의가 불발됐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죽어도 법사위원장을 가져가려는 건 ‘이재명 재판 취소’ 때문”이라고 했다. 법사위원장으로 선출된 서영교 의원은 최근까지 법사위원장을 맡아 ‘조작 기소’ 국정조사 특위 위원장을 지냈다. 민주당 관계자는 “조작 기소 특검 처리와 검찰 개혁 후속 작업을 위한 연속성 차원에서 서 의원이 연임된 것”이라고 했다.

이날 본회의에선 한성숙 국무총리 후보자의 임명 동의안도 민주당 주도로 통과됐다. 이재명 정부 초대 총리에 이어 2기 총리 인준안도 여당이 강행 처리한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한 후보자 임명 동의안 처리 직후인 밤 11시쯤 인준안을 재가했다.

◇끝내 법사위 틀어쥔 與… 국힘 “李 재판 취소가 목적”

민주당이 22대 국회 전반기에 이어 후반기에도 제1야당인 국민의힘과 합의 없이 11개 상임위원장 선출을 강행하면서 거대 여당의 입법 독주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이재명 정부 2년 차를 맞아 각종 쟁점 법안을 소관 상임위에서 속전속결로 통과시킬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대통령은 1일 민주당 원내대표단과 청와대에서 만찬을 갖고 7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할 주요 입법 과제를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저녁 본회의가 시작된 뒤 조정식 의장은 전체 상임위원회 18곳 가운데 11개 상임위 위원장을 민주당 의원들로 선출하는 안을 상정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본회의장에서 피켓을 들고 민주당과 조 의장을 향해 “민주당이 대놓고 입법 독재를 하고 있다” “국회 관례를 지키라”고 항의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조국혁신당, 진보당 등 범여권 의원들과 함께 표결을 밀어붙였다.

국민의힘은 법사위는 물론 경제 관련 주요 상임위 위원장을 특정 당이 독식하는 것은 국회 관례에 어긋난다고 반발해 왔다. 하지만 민주당은 이날 과반 의석을 앞세워 표결을 밀어붙였다. 민주당이 상임위원장 선출을 단독으로 밀어붙인 건 각각 18개·11개 상임위원장을 차지했던 21·22대 국회 전반기와 법사위·운영위·예결위 등 주요 위원장 4명을 단독 선출했던 작년 6월에 이어 이번이 네 번째다.

민주당은 나머지 7개 상임위에서도 자기 당 소속 의원을 간사로 선임해 운영 주도권을 쥐겠다는 계획이다. 여당 간사 중심의 단독 회의 추진 등으로 야당 위원장이 부재한 상황에서도 상임위를 가동하고 관련 법안도 발의·처리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하지만 국민의힘도 상임위 강제 선임에 반발하며 1일 상임위에 대한 전원 사임계를 제출하기로 하면서 여야 간 대립은 더욱 격화될 전망이다.

여야는 보름여 동안 17차례 회동하며 상임위원장 배분을 논의했지만 접점을 찾지 못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을 어느 쪽이 맡느냐가 핵심 쟁점이었다. 국회의장은 원내 1당이 맡는 대신 모든 법안의 체계·자구 심사권을 가져 상임위의 ‘상원’ 역할을 하는 법제사법위원장은 제2당이 맡는 것이 국회 관례였다.

국힘 “오만의 정치”… 본회의서 피켓 들고 항의 국민의힘 의원들이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여당의 11개 상임위원장 단독 선출 시도에 맞서 피켓을 들고 항의하고 있다. 정점식 원내대표는 “오만의 정치”라며 “여당의 입법 독재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했다. /박성원 기자

국민의힘 원내 지도부는 거대 여당의 일방적 입법을 막기 위해 법사위원장은 국민의힘이 맡아야 한다고 해왔다. 반면 민주당은 “개혁 법안과 민생 법안을 지체 없이 신속하게 통과시키려면 법사위원장은 포기하기 어렵다”는 입장이었다.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내일(1일)부터 각 상임위원회를 즉각 소집해 입법 전쟁에 돌입할 것”이라며 “패스트트랙(신속 처리 안건)도 너무 길다. (민주당이) 상임위원장 아닌 곳까지 막힘 없이 처리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여당 내에선 “바로 다음 날인 1일 이재명 대통령과 원내대표단과의 만찬이 예정돼 있어 야당 반대에도 원 구성을 강행한 것 같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반면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끝까지 법사위원장을 고수한 건 이재명 대통령 사건과 관련된 ‘공소 취소 특검법’을 처리하기 위한 의도가 깔려 있다고 주장했다. 장동혁 대표는 페이스북 글에서 “2년 내내 추미애·서영교(민주당 법사위원장 체제)로 사법 체계 다 부숴놓고 그걸로도 안 되니 ‘재판 취소 특검’을 하려는 것”이라고 했다. 정점식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은 이런 식의 협상 없는 일방통행, 콩고물 나눠주기식 원 구성엔 응하지 않을 것”이라며 “원 구성 정상화 없이 어떤 상임위도 받지 않겠다”고 했다.

당초 민주당 내에선 “집권 2년 차를 맞아 주요 법안을 신속하게 통과시키기 위해 상임위원장 18석을 모두 가져와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민주당 중진 의원은 “상임위 독식으로 비판을 받더라도 민생 법안을 신속하게 처리하는 게 여당으로서 더 책임 있는 자세”라고 했다. 하지만 민주당 지도부는 “6·3 지방선거 이후 각종 여론조사에서 대통령과 여당 지지율이 하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입법 폭주’ 역풍이 불 수 있는 만큼 기존 상임위 숫자를 유지하자”는 쪽으로 결론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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