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어 EU도 ‘철강 장벽’ 높여… 한국 무관세 쿼터 20% 줄어
EU(유럽연합)가 1일부터 철강 수입 규제를 대폭 강화한다. 한국산 철강이 무관세로 수출할 수 있는 전용 물량은 기존보다 약 20% 줄어든 207만3000t으로 확정됐다. 이 물량을 초과하는 수출분에는 관세가 25%에서 50%로 오른다. 지난해 6월 미국이 철강 관세를 25%에서 50%로 올린 데 이어 EU까지 장벽을 높이면서, 한국 철강업계의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산업통상부는 30일 “EU 집행위원회가 기존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를 대체할 새 수입관리제도와 국가별 쿼터를 발표했다”고 밝혔다. 한국 전용 쿼터는 258만1000t에서 207만3000t으로 19.7% 줄었다. 무관세 물량까지는 관세를 매기지 않고 초과분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관세할당제 틀은 유지했다. 그러나 EU는 연간 무관세 수입 전체 물량을 3382만t에서 1835만t으로 46% 줄이고, 초과 물량 관세도 25%에서 50%로 올리는 식으로 장벽을 높였다. 한국도 당초 46% 감축안이 적용될 예정이었으나, EU 집행위와의 개별 협상으로 감축 폭을 줄이는 데 성공했다.
EU가 규제를 강화한 배경은 세계적 철강 공급과잉이다. 미국·영국 등 주요국이 잇따라 수입 장벽을 높이면서, 갈 곳 잃은 물량이 유럽으로 몰릴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했다. EU는 2027년 전 세계 철강 과잉 생산능력이 EU 연간 소비량의 5배가 넘는 7억2100만t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값싼 수입 철강 유입과 높은 생산비 탓에 EU 제철소 가동률은 2024년 67%까지 떨어진 상태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대(對)EU 철강 수출량은 324만t으로 전체 철강 수출의 11%를 차지해, 일본(338만t)에 이어 2위였다. 업계에서는 EU 수출 비중이 높은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타격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은 “우리 기업의 안정적인 해외시장 접근을 위해 통상 대응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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