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용인·호남 반도체 동시 추진…최종 선택은 기업에 맡겨야

2026. 7. 1. 0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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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어제 광주에서 ‘서남권 첨단산업 발전 비전 국민보고회’를 열어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사업의 구체적인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전날 확정한 4700조원 규모의 ‘대한민국 3대 메가 프로젝트’의 후속 행사다.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사업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 중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800조원을 투자해 추가로 전공정 반도체 생산라인(팹) 2기씩 모두 4기를 호남에 구축하는 사업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반도체 수요 폭증에 맞춰 용인 클러스터와 호남권 클러스터 조성을 동시에 추진하자고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에게 말씀드렸고 결단을 끌어냈다”며 “1년 재임하며 가장 보람 있는 일”이라고 했다.

이제부터 중요한 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실행력이다. 토지 보상과 인허가 지연으로 계획보다 조성이 늦어지고 있는 용인 클러스터의 시행착오를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 정부는 어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용인 클러스터 팹 완공 시기를 각각 2040년과 2033년으로 7년, 12년 앞당기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를 뒷받침할 용수 공급 통합관로 건설과 국가산단 토지 보상이 여전히 이 속도를 따라가지 못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기업이 투자를 서두르고 싶어도 행정 절차와 기반시설 구축 지연에 발목을 잡히는 전형적인 병목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정확히 원인을 진단하고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이에 대한 해법을 찾지 못한 채 호남 반도체 사업까지 병행한다면 두 사업 모두 기대한 속도를 내지 못할 수 있다.

용인과 광주 클러스터 조성을 동시에 추진한다는 것은 최종적으로 어디에 먼저 들어갈지 지금으로서는 알 수 없다는 얘기다. 두 지자체 간 경쟁을 유도하겠다는 의미로도 읽힌다. 사실 기업 입장에서는 이런 문제를 고민할 필요가 없다. 전력과 용수, 정주 여건 등 기반 조성을 누가 더 빨리, 더 좋게 하는지 기업이 알아서 판단하고 최종 결정하면 된다. 이제부터는 기업의 시간이다.

정부는 지역 균형발전과 일자리 창출이라는 국가적 과제에 단군 이래 최대 규모 투자로 화답한 두 기업이 적기에 결실을 보도록 적극 도와야 한다. 정권의 명운을 건다는 각오로 전력·용수 등 핵심 기반시설 확충과 신속한 인허가, 규제 혁파를 빈틈없이 추진해 기업이 스스로 투자하고 싶어 하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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