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 박완수 도정은 도민의 권리침해를 언제까지 방치할 것인가

이정은(모두의인권 만인의자유 경남행동단·국립창원대 교수) 2026. 6. 30.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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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곳에서 들려오는 도민들의 목소리는 우리 지역의 인권 성적표를 다시금 돌아보게 한다. 김해 체육교사사건이나 2026년 상반기 법무부 점검 결과 경남의 외국인 계절노동자에 대한 임금체불, 불법 숙소 등 인권문제는 행정 부실을 넘어 우리의 부끄러운 민낯을 그대로 드러낸다. 지난 17일에는 지방선거 이후 이어진 집회·시위 과정에서 전·현직 경찰관들이 극심한 인격모독과 모욕에 시달리며 경찰 대상 인권침해로 사기가 바닥으로 떨어졌다고 호소했다. 공무원들이 악성 민원인들에게 시달리는 인권침해 역시 임계점을 넘은 지 오래다.

공무원, 교사, 경찰, 이주노동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영역에서 인권침해 문제가 불거지고 있지만, 이를 체계적으로 해결할 시스템이 경남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더 뼈아픈 현주소는 대부분의 타 광역지자체가 '인권옴부즈만', '인권침해구제위원회', '인권보호관' 등 독립적인 인권침해구제 기구를 설치해 주민의 인권침해를 해결하고자 하는 반면, 경남에는 도민의 억울함을 직접 풀고 구제해 줄 전문기구가 없다는 사실이다.

지난 15일 제10회 노인학대 예방의 날을 맞아 경남도는 노인 인권 보호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세미나를 열었고, 경남체육회 역시 대규모 스포츠 인권교육을 하며 인권 존중 문화를 확산하려는 노력은 분명 반가운 일이다. 그러나 인권 교육과 캠페인은 예방 차원에서 중요하지만, 이미 발생한 침해 행위에 대해서는 실질적인 '구제 절차'가 작동해야 한다. 인권침해를 겪은 도민이 언제든 진정을 접수하고 전문적인 상담을 거쳐, 사건이 처리되는 명확한 법적·행정적 조치를 받을 수 있는 제도적 창구가 마련되어야, 도민이 피부로 느끼는 인권현실이 개선될 수 있다.

민선 9기 행정이 오늘부터 시작됐다. 박완수 도정은 결단을 내려야 할 때다. 도민의 인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고 구제할 수 있는 독립적인 인권침해구제 기구를 신설하고 전담 인력을 확충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도민의 협력의무만을 강조하고 있는 현재의 인권조례를 개정해야 한다. 아울러 아직 인권조례조차 제정하지 않은 도내 기초자치단체들은 하루빨리 조례 제정에 나서 주민들의 구체적인 인권보호를 위한 촘촘한 인권 안전망을 구축해야 할 것이다.

교육과 홍보만으로는 도민의 고통을 덜어줄 수 없다. 침해당한 권리를 찾아주는 구제 절차가 함께 마련될 때, 그리고 축적된 상담을 기반으로 한 실태조사와 정책수립으로 인권문제를 해결해 나갈 때, 비로소 경남은 모두가 안전하고 존중받는 지역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이정은(모두의인권 만인의자유 경남행동단·국립창원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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