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철강장벽 높였지만…한국, 무관세 쿼터 감소폭 19.7%로 방어

김명득 선임기자 2026. 6. 30. 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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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철강 무관세 물량 46% 축소…초과 물량 관세 50%
한국 전용 쿼터 207만3000톤 확보…감소폭 19.7%로 방어
한-EU 정상회담 등 막판 협상 주효…FTA 파트너 강조
업계 "수출 부담 불가피"…시장 다변화로 대응
EU는 7월 1일부터 철강 무관세 쿼터를 축소하고 쿼터 초과 물량에 대한 관세를 50%로 인상하기로 밝혔다. 사진은 경기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에 철강 제품이 적재돼있는 모습. 뉴스1

유럽연합(EU)이 철강 수입 규제를 대폭 강화했다. 무관세 수입 물량은 약 46% 줄이고 초과 물량 관세는 50%로 올렸지만, 한국은 협상을 통해 국가 전용 무관세 쿼터 감소폭을 19.7%로 방어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EU 집행위원회가 30일(현지시간) 기존 철강 세이프가드를 대체하는 신(新) 철강 조치의 운영계획과 국가별 철강 쿼터를 최종 발표했다고 밝혔다.

새 제도는 7월 1일부터 시행된다. EU는 철강 30개 품목에 대해 무관세 수입을 허용하는 관세할당제도(TRQ) 물량을 기존 연간 3382만톤에서 1835만톤으로 약 46% 줄였다. 반면 쿼터를 초과하는 물량에는 기존 25%보다 두 배 높은 50%의 관세를 부과한다.

EU 전체 무관세 물량이 반토막 난 가운데 한국은 다른 국가와 경쟁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전용 국가쿼터 207만3000톤을 확보했다. 기존 258만1000톤보다 약 19.7% 줄어든 수준으로, EU 전체 감소율인 46%와 비교하면 감소폭을 크게 낮춘 셈이다.

한국은 최근 3년 평균 EU 시장점유율이 5% 이상인 14개 품목에서 205만7000톤, 5% 미만인 16개 품목에서 1만6000톤의 전용 국가쿼터를 배정받았다.

여기에 공용쿼터 147만5000톤에도 접근할 수 있어 최대 354만8000톤까지 무관세 수출이 가능하다. 다만 공용쿼터는 국가 간 선착순 경쟁 방식으로 실제 확보 규모는 유동적이다.

이번 제도는 EU가 글로벌 철강 공급과잉과 역내 산업 보호를 위해 기존 글로벌 세이프가드를 종료하고 새 수입관리 체계를 도입하면서 마련됐다.

정부는 협상 과정에서 한국이 EU와 아시아 최초로 FTA를 체결한 전략적 파트너라는 점과 한국산 철강이 자동차·배터리 등 EU 제조업 공급망과 현지 투자·고용에 기여하고 있다는 점을 적극 강조했다.

특히 이달 열린 한-EU 정상회담이 협상 막판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는 것이 정부의 설명이다. 여한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정상 차원에서 철강 문제가 핵심 경제통상 현안으로 다뤄지면서 EU 측의 이해도가 크게 높아졌고 협상 진전의 결정적 전환점이 됐다"고 말했다.

다만 업계는 안도와 함께 우려도 내놓고 있다. EU는 국내 철강업계의 주요 수출시장인 만큼 전용쿼터가 줄고 초과 물량 관세가 50%로 인상되면 수출 감소와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무관세 쿼터가 줄어들면 수출 물량 감소를 피하기 어렵다"며 "초과 물량에 50% 관세가 적용되면 가격을 올리거나 마진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업계는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으로 쿼터를 활용하고 유럽 현지 생산기지 활용 확대, 수출시장 다변화 등을 통해 충격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도 공용쿼터 확보를 지원해 EU 시장 내 한국산 철강 점유율을 유지하고 수출 피해를 최소화할 계획이다.

여 본부장은 "통상협상은 공급망과 투자, 고용, 산업경쟁력, 전략적 신뢰를 종합적으로 설득하는 과정이었다"며 "우리 기업의 안정적인 해외시장 접근과 경쟁력 유지를 위한 통상 대응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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