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창원시의원, 협의는 못하겠고 표 이탈은 걱정되고
더불어민주당·진보당 1석 차이
국힘 ‘인증숏’ 전송 의견까지 나와

창원시의회 의장단·상임위원장 자리를 독식하고자 협의 없이 투표를 밀어붙이는 국민의힘 시의원들이 표 이탈을 우려하고 있다. 1명이라도 이탈하면 결과가 뒤집히는 만큼 '인증숏'을 공유하자는 말까지 나돌 정도다. 1석 우위로 협의 없는 원 구성을 강행하는 것에 더해 투표 인증숏까지 거론되면서 임기 시작부터 벌어지는 반민주적 행위가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5대(2026~2030년) 창원시의회는 더불어민주당 21명, 국민의힘 23명, 진보당 1명 등 총 45명으로 구성됐다. 더불어민주당·진보당보다 1석 더 많은 국민의힘은 의장단과 5개 상임위원장 후보를 모두 내고 표결에 부칠 계획이다. 민주당도 의장단·상임위원장 후보를 다 냈지만 표결을 진행해 각자 소속 후보에게 표결하면 국민의힘이 원 구성을 독식할 가능성이 크다. 민주당은 본회의 투표 전 부위원장과 상임위원장 2석을 요구했지만 거부당했다.
국민의힘 창원시의원 당선자들은 29일 경남도당에서 의원 총회를 열어 원내대표단을 구성하고 의장단 선거 대책 등을 논의했다. 원내대표로 남재욱(내서읍) 시의원, 부대표로 이무식(동읍·대산·북면)·장병운(웅천·웅동) 시의원, 사무국장으로 박찬열(양덕·합성2·구암·봉암동) 시의원을 뽑았다.
이 자리에서 이탈표 단속이 논의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시의원 한 명만 이탈하면 결과가 뒤바뀌기 때문이다. 논의 과정에서 표 결집을 위해 기표한 용지를 휴대전화로 촬영해 '인증숏'을 보내자는 안까지 나왔다.
남재욱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일부에서 그런 의견이 나오기는 했지만 그런 결정을 하지는 않았다"면서 "비밀투표 원칙이 깨지면 안된다. 그만큼 선거가 엄중하다는 인식이 있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민주당은 30일 기표지 촬영 없는 공명정대한 의장단 선거를 촉구한다는 입장문을 냈다.
입장문에서 이우완 민주당 원내대표는 "의장단 선거는 지방자치법상 무기명 투표로 시행된다"라면서 "의원 개개인이 외부 압력이나 정당 내부의 강제 없이 자유롭게 의사를 표시할 수 있어야 하며 그 투표 내용은 누구에게도 확인되거나 강요되어서는 안된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기표지를 휴대전화로 촬영하거나 이른바 인증숏을 남기도록 요구하는 행위는 비밀투표 원칙을 심각하게 훼손할 수 있다"면서 "사안에 따라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등 형사상 문제로 이어질 수 있는 중대한 행위"라고 덧붙였다.
이 원내대표는 불필요한 논란을 차단하기 위해 1일 선거에서 모든 의원이 기표소에 들어가기 전 휴대전화를 기표소 앞에 제출하고 기표 후 투표지를 투표함에 넣은 뒤 휴대전화를 다시 수령하는 방식으로 선거를 진행하자고 제안했다.
어느 선거에서든 기표지 촬영은 당연히 문제가 된다. 2024년 6월 26일 성남시의회 후반기 의장 선거에서 기표지 촬영 문제가 불거졌다. 당시 국민의힘 시의원 15명이 당론으로 정한 의장 당선을 위해 이탈표를 방지할 목적으로 기표지를 촬영해 국민의힘 대표의원 카카오톡 메신저로 전송한 혐의(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우귀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