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괴롭히지 마" "한국선 지면 감독 탓"… 日서 동정론, 왜?

이소라 2026. 6. 30.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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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노 다로 의원, "우리 OB 홍명보"라며 감싸
洪 소속 J리그 구단서 10여 년 뒤 회장 '인연'
방송인 "명보, 日 오라" "李 대통령 발언 부당"
日 누리꾼 "졌다고 맹렬히 까네" "그것이 한국"
韓 국민적 분노 이해 없이 '무작정 洪 옹호'만
2026 북중미 월드컵 32강 진출에 실패한 한국 축구 대표팀 선수들과 홍명보(가운데) 감독이 30일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강예진 기자

한국 축구대표팀의 '2026 북중미 월드컵 32강 진출 실패'의 원흉으로 지목된 홍명보 감독에 대한 동정론이 일본에서 확산하고 있다. 한국에서 들끓고 있는 비난 여론은 지나치다는 취지다. 그러나 홍 감독에 대한 국민적 분노의 이유나 맥락을 이해하지 못한 채 내놓는 단편적 의견이 대다수였다.


"洪 투지, J리그 팬들은 안 잊어" 두둔

'홍명보 옹호'에 나선 일본의 대표적 인사는 고노 다로 중의원 의원이다. 아베 신조 총리 시절 외무장관·방위장관을, 기시다 후미오 총리 시절 디지털장관을 각각 지낸 고노 의원은 29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옛 트위터)에 "우리 OB(선배)인 홍명보를 괴롭히지 말라"고 적었다. 홍 감독이 1997, 98년 선수로 뛰었던 일본 프로축구 J리그 '쇼난 벨마레'(당시 구단명 '벨마레 히라쓰카')의 대표이사 회장을 고노 의원이 2000년부터 6년간 맡은 바 있다. 시기는 달랐지만 같은 구단에 몸담았던 '인연'에서 비롯된 발언인 셈이다.

쇼난 벨마레의 응원 프로그램 진행자였던 유명 칼럼니스트 에노키도 이치로도 같은 날 X에서 "명보, 일본에 오길 바란다. 당신의 투지를 J리그 팬들은 잊지 않고 있다"며 홍 감독을 두둔했다. TV아사히의 '하토리 신이치 모닝쇼'에 출연한 방송인 다마카와 도루는 아예 이재명 대통령을 비판했다. 이 대통령이 SNS에서 홍 감독을 실명 언급은 없이 '무능한 사람'이라고 표현한 것과 관련, "국가의 원수이자 최고 책임자인 사람이 이런 말을 한다는 것은 좀 아니라고 본다"고 지적한 것이다.

2026 북중미 월드컵 32강 진출에 실패한 축구국가대표팀 선수들과 홍명보 감독이 30일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에서 축구 팬들의 야유를 받으며 입국하고 있다. 강예진 기자

洪 특혜 선임 의혹 등 고려 없이 '韓 분위기 비난'

일본 누리꾼들도 가세했다. 30일 일본인 누리꾼은 "홍명보에게 동정심이 든다. 이기면 손흥민 덕분, 지면 감독 책임"이라고 썼다. "범죄를 저지른 것도 아니고 단지 성적 실패했다는 이유로 맹렬하게 까 대네" "내 책임이라고 인정하면 더 격렬하게 공격을 한다. 그것이 한국" 등의 반응도 나왔다. 아울러 "대통령이 너무한다. 홍명보나 그 가족, 동료에게 위해라도 가해지면 어쩌려고 그러나" "지면 대통령에게 비난받는 나라에서 누가 대표팀 감독을 하고 싶겠나. 사회주의 국가도 아니고" 등과 같이 이 대통령을 저격하는 글도 잇따랐다. 홍 감독 특혜 선임 의혹이나 태도 논란, 전술 역량 부족 등 한국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지점을 감안한 목소리는 거의 없었다.

일본 언론들도 홍 감독을 둘러싼 논란을 깊이 있게 분석하기보다는 한국 축구팬들의 분노 여론을 단순 보도하는 데 그쳤다. 축구 전문 매체 더월드는 29일 "(한국은) 2개 대회 연속 조별리그 통과를 목표로 했고, 참가국 수도 늘어난 이번 대회가 기회였던 만큼 조별리그 탈락은 받아들이기 힘든 현실일 것"이라고 전했다. 요미우리신문은 같은 날 "(한국의) 한 정신과 의사는 '홍 감독을 환영한다'는 대자보를 붙이고,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홍 감독을 비난한 이 대통령을 질타했다"며 한국에서 '홍명보 동정론'도 일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소라 기자 wtnsora2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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