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품 하청 넘어 생태계 설계자로”… 韓, ‘AI 팩토리’ 패권 정조준

유진아 2026. 6. 30.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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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선 전략경제자문단 위원장이 30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대한민국 전략경제 포럼에서 개회사 및 기조 발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한민국이 단순한 인공지능(AI) 부품 공급 기지를 넘어 글로벌 AI 생태계의 판을 직접 짜는 ‘퍼스트 무버’로 도약해야 한다는 국가 생존 전략이 제시됐다. 글로벌 AI 경쟁의 패러다임이 단일 반도체 칩 중심에서 인프라와 서비스를 아우르는 거대한 생태계로 급변하고 있는 만큼 국가 차원의 총력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30일 열린 ‘대한민국 전략경제 포럼(파트 1)’에서 박영선 재정경제부 전략경제자문단 위원장은 개회사 및 기조 발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박 위원장은 “AI 산업의 경쟁 단위가 칩에서 시스템, 그리고 마침내 생태계로 이동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그는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최근 방한을 언급하며 “차세대 플랫폼 베라 루빈과 이를 뒷받침할 국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을 살피는 데 무게가 실렸다는 것은 곧 ‘AI 반도체 2막’이 열렸음을 알리는 강력한 시그널”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다가올 베라 루빈 시대의 핵심 경쟁력으로 ‘AI 팩토리’를 지목했다. 글로벌 경쟁의 승패가 단순히 그래픽처리장치(GPU)의 보유 대수가 아닌 종합적인 AI 생산 능력에 의해 판가름 날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를 위해 박 위원장은 한국이 압도적 우위를 점하고 있는 고대역폭 메모리(HBM)와 세계 최고 수준의 제조업 기반을 지렛대 삼아 글로벌 AI 생태계를 주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3대 전략으로 △한국형 AI 컴퓨팅 스택 구축 △산업 특화형 AI 에이전트 육성 △전력·데이터·클라우드·반도체·AI 서비스를 통합하는 AI 팩토리 인프라 구축도 제시했다.

박 위원장은 “정부의 재정정책 역시 단순한 시혜성 지원을 넘어 미래 국가경쟁력의 뼈대를 세우는 투자의 관점으로 전환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정부 역시 AI 대전환을 국가 경제의 명운이 걸린 최우선 과제로 삼고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주력 산업인 반도체가 호조를 보이는 지금이야말로 그 뒤를 이을 차세대 성장동력을 싹 틔울 골든타임”이라며 “그 핵심 열쇠는 단연 AI”라고 강조했다.

구 부총리는 모든 산업 분야에 AI를 융합하는 이른바 ‘X+AI’ 전략을 제시했다. 그는 “데이터 생성부터 AI 학습, 그리고 실제 문제 해결로 이어지는 데이터 선순환 생태계 구축과 체계적인 AI 교육이 필수”라며 “전날 발표된 △반도체 △피지컬 AI △AI 데이터센터 등 3대 메가프로젝트를 필두로 AI 대전환에 가용한 모든 정책 자원을 신속하게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포럼에 참석한 정책 및 연구기관 수장들도 산업 구조 개편의 시급성에 한목소리를 냈다.

권남훈 산업연구원 원장은 “AI 대전환은 단순한 기술의 진보가 아니라 반도체, 에너지, 데이터, 보안 등 국가 전략산업 전반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척도”라며 “향후 산업별 파급 효과와 핀셋 정책 과제를 더욱 체계적으로 심층 연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유진아 기자 gnyu4@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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