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오피니언리더] 英 총리 후보 버넘, 지방분권 승부수 ‘북부 총리실’ 제안

사임을 발표한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의 후임으로 유력한 앤디 버넘(사진) 노동당 하원의원이 "우리나라가 이제껏 보지 못한 규모의 권력 재균형을 이루겠다"고 29일(현지시간) 밝혔습니다. 그는 영국 북부 맨체스터에 별도의 총리실을 설치해 이를 국가 균형발전의 컨트롤타워로 삼겠다는 구상을 공개했습니다.
버넘 의원은 이날 자신의 지역구가 있는 맨체스터에서 한 연설에서 지방 균형발전을 중점으로 한 경제 구상을 발표하면서 "기존의 웨스트민스터(영국 중앙정치) 시스템은 고장 났다"고 말했습니다. 버넘 의원이 하원 재입성에 성공하고 스타머 총리가 사임을 밝혀 총리직 도전의 길이 열린 이후 정책 발표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집권 노동당 내 두드러지는 경쟁 상대가 없어 버넘 의원은 이르면 7월 중순 스타머 총리의 후임이 될 것으로 관측됩니다.
버넘 의원은 이날 자신의 경제 정책 구상을 '영국에 필요한 서킷 브레이커'라고 표현했습니다. 영국은 경제성장 둔화, 높은 물가, 빠듯한 공공 재정 속에 대대적인 국방비 증액, 공공 서비스 개선이 필요한 난국에 처해 있습니다.
버넘 의원은 "국민 한명 한명의 삶의 질을 개선하기 위한 새로운 결의가 필요하다"며 "우리 경제와 국가를 바로잡고 정치를 변화시키며 그걸 지금 당장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이번 구상을 '10년 계획'이라며 제시했습니다.
버넘 의원은 기업친화적이고 지역 중심의 경제 인프라 투자를 강조하는 '맨체스터리즘'을 설파해 왔으며, 이날도 '급격한' 지방 분권을 약속했습니다. 버넘 의원은 지난주부터 관측됐던 '북부 총리실'(No. 10 North) 설치를 공식적으로 제안했습니다.
그는 "더 분명한 목적을 가진 더 효율적인 국가를 만들겠다. 나라 구석구석에 전력을 공급하고 성장과 재생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며 "여기 맨체스터에 터를 둔, 확장된 총리실을 통해 그 변화를 이루겠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북부 총리실은 영국의 재배선을 맡는 신경중추가 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중앙 정부와 지방 정부의 업무를 조율해 지방 정부가 지역 전략을 장기적이고 효율적으로 운용할 수 있게 돕는다는 구상입니다.
이와 함께 버넘 의원은 "영국의 모든 부분(지역)이 물과 주택, 에너지, 교통과 같은 필수 서비스에 대한 공공 통제권을 더 많이 갖도록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2차대전 이후 최대 규모'로 지방 주택을 건설하는 프로그램과 지역 상권을 살리기 위한 영업세 개편도 약속했습니다. 복지 지출을 줄여야 한다고도 언급했지만, 구체적인 방안은 제시하지 않았습니다. 이후 그는 정치 연설로는 이례적으로 연설이 끝난후 기자들과의 질의응답 없이 자리를 떠났습니다.
박영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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