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4강은 기적이 아니었다’···모로코, 네덜란드 꺾고 16강행, 우아비 감독 “아무도 우리 못막아”

2022 카타르 월드컵 4강 신화는 우연이 아니었다. 모로코가 또 한 번 유럽 강호를 쓰러뜨리며 세계 정상급 전력임을 다시 증명했다.
모로코는 30일 멕시코 몬테레이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32강전에서 네덜란드와 연장까지 1-1로 맞선 뒤 승부차기에서 3-2로 승리했다. 후반 27분 코디 학포에게 선제골을 내주며 탈락 위기에 몰렸지만, 후반 추가시간 센터백 이사 디오프의 극적인 동점 헤더로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갔다. 승부차기에서는 골키퍼 야신 부누가 결정적인 선방을 펼쳤고, 이스마엘 사이바리가 마지막 키커로 성공시키며 16강행을 확정했다. 모로코는 7월 5일 미국 휴스턴에서 대회 공동 개최국 캐나다와 8강 진출을 다툰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7위 ‘아틀라스의 사자’ 모로코의 힘을 보여준 한 판이었다. 모로코는 랭킹 8위 네덜란드를 맞아 점유율에서 70-30으로 압도적 우위를 보였다. 슈팅 수에서도 11-6으로 앞서며 훨씬 더 주도하며 역동적이고 공격적인 축구를 펼쳤다.

모로코는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스페인과 포르투갈을 연달아 꺾고 아프리카와 아랍 국가 최초로 월드컵 4강에 올랐다. 당시 많은 이들이 ‘돌풍’으로 평가했지만, 이후 모로코는 꾸준히 세계 정상권 경쟁력을 유지했다. 2025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우승을 차지한 모로코는 지난해 8월 이후 A매치 33경기 연속 무패 행진(28승5무)을 이어갔다.
이번 월드컵에서도 흐름은 이어졌다. 조별리그에서 ‘삼바군단’ 브라질과 1-1로 비기며 경쟁력을 입증했고, 스코틀랜드를 1-0으로 꺾은 데 이어 아이티를 4-2로 제압하며 2승1무, 무패로 토너먼트에 진출했다. 그리고 첫 토너먼트 상대인 강호 네덜란드마저 승부차기 끝에 제압했다.
영국 BBC는 이번 승리를 두고 “모로코는 새 감독 체제에서도 흔들리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지난 3월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모하메드 우아비 감독은 2025년 모로코 20세 이하 대표팀을 U-20 월드컵 정상으로 이끈 지도자다. 성인 대표팀 지휘봉을 잡고 젊은 선수들을 과감하게 기용하며 세대교체를 추진하고 있는데, 이번 월드컵에서도 그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특히 2007년생 미드필더 아유브 부아디, 닐 엘 아이나우이 등 젊은 선수들이 중심축으로 성장하면서 기존의 아슈라프 하키미, 브라힘 디아스, 부누와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루고 있다.
영국 가디언은 “2022년의 모로코는 탄탄한 수비로 돌풍을 일으켰다면, 지금의 모로코는 공격에서도 훨씬 다양한 해법을 갖춘 팀”이라며 “우아비 감독은 젊은 선수들을 과감히 기용하면서도 조직력을 잃지 않는 균형을 만들어냈다”고 분석했다.
우아비 감독은 경기 후 “우리가 스스로에게 말해야 할 것은 아무도 우리를 막을 수 없다는 것”이라면서 자신감을 보였다.
미드필더 소피앙 암라바트는 “우리는 4년 전의 성과가 일시적인 돌풍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고 싶었다”라며 “새 감독님의 전술적 지시 하에 팀이 더 단단해졌고, 우리의 한계가 어디까지인지 전 세계에 보여줄 준비가 됐다”며 강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양승남 기자 ysn9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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