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호남 반도체 투자,메가권력농단”

이상훈 기자 2026. 6. 30.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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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이 대기업 총수 좌우 세워 투자 발표…관치경제 상징적 장면"
투자 결정 배경·근거 투명한 공개 요구…거부 시 국정조사·탄핵 경고
국민의힘 정점식 원내대표가 30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이재명 정부의 '3대 메가프로젝트' 가운데 광주·전남을 중심으로 한 800조 원 규모 반도체 산업 투자 계획을 정면 비판하며 공세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정부가 내세운 국가균형발전 명분과 달리 정치적 고려가 개입된 '관치경제'이자 '권력 농단'이라며 투자 결정 과정의 투명성 공개를 요구하는 한편 국정조사와 탄핵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30일 국회 원내대책회의에서 "어제 열린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대회는 대통령이 대기업 총수들을 좌우에 세워 천문학적 규모의 투자를 발표한 관치경제의 상징적인 장면이었다"며 "800조 원 규모의 광주·전남 반도체 투자는 정치공학적 결정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정 원내대표는 특히 투자 대상지가 더불어민주당의 핵심 지지기반인 호남이라는 점을 문제 삼으며 "국가 핵심전략산업의 입지를 공식 발표하기도 전에 청와대 정책실장이 방송에 출연해 투자 계획을 먼저 언급했다"며 "정부 발표가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둔 정치 일정과 맞물려 국민 혈세와 대기업 자본을 활용한 사전 선거운동처럼 비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정희용 사무총장(고령·성주·칠곡)도 "국가균형발전 자체는 환영하지만 기업 투자 과정에 정치적 계산이 개입돼서는 안 된다"며 "대기업 총수들이 직접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고 해서 이를 순수한 기업의 자발적 결정으로 받아들일 국민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상웅 원내부대표는 정부 발표를 '메가권력농단'으로 규정하며 "국민이 본 것은 메가프로젝트가 아니라 메가권력농단이었다"며 "정부가 기업보다 먼저 투자 지역과 산업 배치를 결정하고 지원 방식까지 제시한다면 이는 시장경제가 아니라 권력이 시장을 대신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승수 원내운영수석부대표(대구 북구을)는 한발 더 나아가 이번 사안을 박근혜 정부 당시 국정농단 사건에 빗대며 공세 수위를 끌어올렸다.

김 원내운영수석은 "이른바 '최순실 게이트'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은 대기업들에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에 774억 원을 출연하도록 강요한 혐의 등으로 징역 15년과 벌금 180억 원을 선고받았다"며 "이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투자 규모는 최순실 게이트 당시 금액과 비교하면 수천 배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만약 이번 투자 과정에서도 강요나 협박이 있었다면 이재명 대통령 역시 탄핵과 형사처벌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부산·울산·경남(PK) 지역 의원들도 이날 국회에서 합동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에 투자지역 선정 근거 공개를 촉구했다.

이들은 "반도체는 표심으로 짓는 공장이 아니며 대통령 말 한마디와 정치 일정에 따라 움직일 산업도 아니다"라며 "호남 발전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국가전략산업 입지 결정에 정치가 개입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반도체 산업은 전력과 용수, 인재, 부지, 물류, 소재·부품·장비 생태계 등 종합적인 산업 기반이 갖춰져야 하는데 이번 발표는 모든 과정이 불투명하다"며 "정부가 기업의 자발적 판단이라고 주장한다면 투자 검토 과정과 관련 자료를 국민 앞에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국민의힘은 정부가 투자 결정의 배경과 절차를 명확히 설명하지 않을 경우 국정조사 추진 등 추가 대응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이어서 이재명 정부의 호남 반도체 투자 계획을 둘러싼 여야 공방은 더욱 격화될 전망이다.

이상훈 기자 hksa707@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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